세븐일레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공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2017 진입 경로별 공시준비 청년층 현황 및 특성 연구 보고서'라는 길고 거창한 제목의 보고서에 언급된 신조어다. 공무원 시험을 앞둔 청년들이 세븐일레븐을 지켜 공부하면 못 붙을 시험이 없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이 신조어는 과거 학력고사 시절부터 대입 수험생 사이에 떠돌던 유행어 '삼당사락(三當四落)'과 비슷하다. '삼당사락'은 하루 세 시간만 자면서 공부하면 대학 입학에 성공하고 네 시간 이상 자면 대학 입학에 실패한다는 말이다. 공부하지 않는 시간은 무조건 수면시간이라 치고 계산해보면, 삼당사락은 하루 21시간을 공부해야 하고 세븐일레븐은 16시간을 공부해야 한다.
'14시간의 법칙'은 하루 14시간씩 1년간 공부해야 시험과목 전체 범위를 볼 수 있다는 뜻의 신조어다. 잠에서 깨자마자 탁상시계, 스톱워치에 찍힌 시간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상인증'을 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실패하면 공시폐인이나 공시낭인이 된다.
갖은 고초를 겪은 후 합격증을 손에 들면 이 지긋지긋한 세븐일레븐 일과는 끝나게 될까. 최근 모 유머 사이트에 게재된 글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 하다. "아놔. 내가 이럴려고 공부했나. 주무관님이 또 야근하래요. 내일도 밤 9시까지 야근. 주무관님이 '앞으로 ㅇㅇ씨도 신입 티 벗고 프로가 되야죠'라나 뭐라나. 공무원은 나인투파이브(오전 9시 출근해 오후 5시 퇴근하는 것) 칼처럼 지키는 줄 알았어요. ㅠㅠ"
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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