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포럼]금리, 하락 추세에서 일시적 상승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최근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우리 금리도 오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하락 추세에서 일시적 상승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금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기대되는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이다. 필자가 추정해보면 현재 2.9% 정도인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더 낮아진다. 잠재성장을 결정하는 노동이 조만간 감소세로 돌아서고, 이미 우리 기업들이 상당한 자본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 증가세도 둔화될 것이다. 잠재성장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인인 총요소생산성도 단기에 향상될 가능성은 낮다. 5년 후에는 잠재성장률이 2%대 중반, 10년 후에는 1%대에 접어들 전망이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데 금리가 오를 수 있겠는가?
다음으로 자금 수급 측면에서 보면 자금 잉여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국민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저축은 자금 공급이고 투자는 자금 수요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경제에서 총저축률이 국내 총투자율을 넘어섰고, 최근에 들어서는 그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 2016년에도 저축률(35.8%)이 투자율(29.3%)을 6.5%포인트나 초과했다. 그만큼 돈이 남아돌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금리가 상승하려면 가계가 소비를 늘리거나 기업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그러나 높은 가계 부채, 고용 불안, 기대 수명 증가 등을 고려하면 소비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낮다. 구조적 저성장 국면 진입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도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앞으로도 저축이 투자보다 많은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여기다가 은행이 채권을 사면서 금리 하락 속도가 더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자금 잉여 주체이고 기업은 자금 부족 주체이다. 크게 보면 가계의 잉여 자금이 기업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자금 부족 주체에서 잉여 주체로 전환하는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면 기업의 자금 부족 규모가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6년에는 마이너스(-) 14.3%였다. 기업이 금융회사에서 너무 많은 돈을 빌려 투자했고, 그 결과가 1997년 경제위기였다. 그후 기업의 구조조정과 합리적인 투자로 자금 부족규모가 GDP에 비해 계속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GDP 대비 기업의 자금 부족 비율이 마이너스 0.1%로 크게 나아졌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올해 기업이 자금 잉여주체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다.
은행은 돈이 들어오면 그 자금으로 가계와 기업에 대출해 주거나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한다. 가계에 이어 기업마저 자금 잉여주체가 되면 은행은 유가증권 매입을 늘릴 수밖에 없다. 보수적 은행은 주식보다는 채권을 더 살 것이다. 1998년 이후 일본 경제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본 은행이 채권 매수를 크게 늘렸다. 1998년 13%였던 은행 자산 중 채권 비중이 2010년에는 32%에 이르렀다. 이러한 은행의 채권 매수는 일본 금리를 0%까지 떨어뜨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저축이 투자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은행의 채권 매수 확대로 우리 금리는 장기적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책 당국이나 개인도 이러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자동차 폭발에 앞유리 '박살'…전국 곳곳 '北 오물 풍선' 폭탄(종합) 하이브, 어도어 이사회 물갈이…민희진은 대표직 유임 (상보) 김호중 검찰 송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

    #국내이슈

  •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 세계 최초 달 뒷면 착륙 트럼프 "나는 결백해…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버닝썬서 의식잃어…그날 DJ는 승리" 홍콩 인플루언서 충격고백

    #해외이슈

  • [포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충일 [이미지 다이어리] '예스키즈존도 어린이에겐 울타리' [포토] 시트지로 가린 창문 속 노인의 외침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포토PICK

  •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3년간 팔린 택시 10대 중 3대 전기차…현대차 "전용 플랫폼 효과"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심상찮은 '판의 경계'‥아이슬란드서 또 화산 폭발 [뉴스속 용어]한-UAE 'CEPA' 체결, FTA와 차이점은? [뉴스속 용어]'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내는 엔씨소프트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