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미 무역흑자 급감

1~4월 31% 줄어 대미 흑자대국 순위 5→9위…10대 대미 흑자국 중 최대 감소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올해 들어 한국의 대(對)미국 무역흑자 규모가 31% 급감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4월 한국의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는 78억9200만달러(약 8조84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4억2000만달러에서 30.9%(약 35억2800만달러) 감소했다.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 상위 10개국 가운데 가장 큰 흑자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대미 무역흑자국 순위에서 지난해 5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올해 들어 9위로 4계단이나 추락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 나머지 대미 수출은 줄이고 수입은 늘린 결과인 듯하다.

같은 기간 대미 수입은 15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7% 늘고 수출은 236억달러로 2.1% 줄었다.

그 결과 대미 무역흑자국 순위도 뒤바뀌었다. 지난 1∼4월 대미 무역흑자국 순위에서 중국이 1064억8000만달러로 선두를 지켰다. 이어 멕시코(230억4000만달러), 일본(226억달러), 독일(200억5000만달러), 아일랜드(135억5000만달러), 베트남(114억달러), 이탈리아(90억달러), 캐나다(85억달러) 순이다. 한국이 9위, 인도(74억5000만달러)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이 지난해 같은 기간 2위에서 올해 1계단, 독일은 3위에서 1계단, 인도가 9위에서 1계단 각각 떨어졌다. 그러나 멕시코의 순위는 지난해 4위에서 2계단, 아일랜드가 7위에서 2계단, 이탈리아가 8위에서 1계단, 캐나다의 경우 17위에서 9계단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상품수지 무역적자는 239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4% 늘었다. 수출이 4966억달러로 6.7% 증가한 한편 수입 역시 7363억달러로 7.2% 는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월 미국의 무역적자액은 49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동월 대비 8.1%나 축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엄포가 반짝 효과를 내는 듯했던 것이다.

그러나 3월 들어 적자액이 11.1% 증가한 592억2000만달러, 4월에는 12.9% 는 62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적자개선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