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2분기 이후 사업전략을 일제히 '수익성'에 정조준했다. 예상 외 결과를 거둔 1분기 성적표를 지속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부동산 관리 대책으로 과열 양상이 꺾이면서 1분기 건설사 실적도 암울할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건설업계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수주 전략을 통해 1분기 위기 상황을 무사히 넘겼다. 2분기 이후에도 수익과 내실경영을 최우선으로 해 1분기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잇겠다는 게 건설업계 목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1분기 실적에 대한 자체 분석을 마친 뒤 2분기 이후 국내외 경영전략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1분기 매출로만 4조원을 찍은 현대건설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2286억원) 두 자릿수 성장의 배경을 수익성으로 판단했다. 이에 맞춰 진행한 사업전략 논의에서도 경쟁력 우위 공종에 집중하는 수주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안정적인 경영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본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 2211억원으로 전년대비 171%라는 기록적인 성장폭을 보인 대우건설의 경영전략 키워드도 '수익성'이다. 선별적 사업을 통해 연간 영업이익 목표 7000억원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지난해 4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일종의 퀀텀점프 수준인 셈이다.
대림산업은 '손해보는 사업은 수주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사적 수준에서 이행하기로 했다. 1분기에 11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제로 리스크 관리, 절대경쟁력 확보, 현금 중심 경영이라는 3대 핵심 과제를 바탕으로 내실에 집중한 덕분이었다. 대림산업은 앞으로도 매출이 실적에 차질없이 반영될 수 있도록 수익성을 경영판단의 최우선 잣대로 삼을 방침이다.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임원진 회의에서 "수익성 사업을 창출하고 수주 역시 현실화를 반영, 양질의 수주가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1분기 영업이익 135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 손실분(3000억원) 해결의 발판을 마련한 한 사장은 2분기 이후 수익성을 골자로 한 선택과 집중에 나서기로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모든 건설사들이 생존을 위한 리스크 운영 전략에 들어갔다"며 "이른바 돈이 남지 않는 사업에는 나서지 않는 철저한 수익 위주의 경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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