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단독]미세먼지 초비상인데…서울 어린이집 절반 '공기청정기 없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법적 의무 아니고 서울등 지자체 별도 예산 지원 없어...중앙 정부 매뉴얼은 '탁상행정' 비판

서울의 구립어린이집.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아시아경제DB

서울의 구립어린이집.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아시아경제DB

AD
원본보기 아이콘
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전국이 미세먼지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작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들이 몰려 있는 서울 어린이집의 절반 정도만 공기청정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데다 서울시도 올해 관련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해 놓지 않는 등 중앙과 지방정부의 무관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와 일선 자치구에는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설치 의무화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이들을 걱정하는 학부모들로부터 미세먼지 경보 발령때 야외활동 금지 및 공기청정기 설치를 의무화 해달라는 요청이 계속 들어온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 시내 국ㆍ공립 1071개소 등 총 6368개의 어린이집 중 절반 가량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기청정기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시 차원에서의 실태 조사 결과가 없어서 성북구청의 전수조사 결과를 참고해 추정한 수치다.

성북구청이 올해 3월 말 어린이집 305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기청정기를 갖춘 곳은 171개소로 56%에 그쳤다. 유형별로는 국ㆍ공립어린이집 68개소 중 50개소(74%), 직장 및 협동어린이집 6개소 중 5개소(83%) 등이 설치율이 높았다. 반면 가정어린이집 112개소 중 52개소로 46%에 그쳤다. 민간어린이집 99개소 중 51개소(52%), 법인단체어린이집 20개소 중 13개소(65%)였다.

이에 따라 성북구청은 시에 예산 지원과 설치 의무화 등을 건의했다. 성북구청은 건의문에서 "면역체계가 완벽히 발달하지 못한 영유아들의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우려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와 중앙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다. 시는 "어린이집에서 알아서 하면 된다"며 올해 예산에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구입비 지원을 위한 비용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어차피 어린이집 예산의 90%를 시가 지원하고 있는 데, 물품구입비로 각자 예산을 잡아서 지출하면 된다"며 "법적인 시설 기준에도 공기청정기 설치 여부는 빠져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어린이집에서 알아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북구의 건의에 대해선 "보건복지부에 검토를 요청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도 마찬가지다. 법적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이나 예산 지원에는 손놓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2월 발표해 보건복지부를 통해 어린이집에 내려 보낸 '미세먼지 대응매뉴얼'은 "경보 발령시 문을 닫거나 야외수업 자제, 보건용 마스크 착용, 귀가 후 깨끗이 씻기 등을 실시하라"는 내용이다. 특히 경보 발령시 7일 이내에 조치 사항을 자치구에 보고하도록 했다. 어린이집 입장에선 예산ㆍ제도적 개선 등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없다.

서울 시내 한 어린이집 교사는 "평상시에도 하루 8~10시간 아이들과 씨름하며 마음대로 화장실도 못 가는데, 미세먼지를 이유로 실질적인 지원은 없이 잔무만 떠 안긴 꼴"이라며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시가 올해 예산에 2억4200만원을 배정해 어린이집 112개소에 공기청정기를 설치 중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 어도어 이사회 물갈이…민희진은 대표직 유임 (상보) 김호중 검찰 송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 [포토] 북한탄도미사일 발사

    #국내이슈

  • 트럼프 "나는 결백해…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버닝썬서 의식잃어…그날 DJ는 승리" 홍콩 인플루언서 충격고백 안개 때문에 열차-신호등 헷갈려…미국 테슬라차주 목숨 잃을 뻔

    #해외이슈

  • [포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충일 [이미지 다이어리] '예스키즈존도 어린이에겐 울타리' [포토] 시트지로 가린 창문 속 노인의 외침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포토PICK

  •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3년간 팔린 택시 10대 중 3대 전기차…현대차 "전용 플랫폼 효과"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심상찮은 '판의 경계'‥아이슬란드서 또 화산 폭발 [뉴스속 용어]한-UAE 'CEPA' 체결, FTA와 차이점은? [뉴스속 용어]'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내는 엔씨소프트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