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대선 정국 속 정부에 보낸 'SOS' 무위
신동빈 "주한 중국대사도 수차례 만났지만 성과 없어"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중국한국인회 회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 대사관 인근에서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 해소와 선린 우호 강화를 위한 노력을 중국 정부에 요청하는 기자회견에 나섰다.
13일 롯데에 따르면 현재 롯데마트 중국 현지 99개 점포 가운데 74개는 강제 영업 정지, 13개는 자율 휴업 상태다. 전체의 90%에 이르는 87곳이 울며 겨자 먹기로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2월 말~3월 초 사이 중국 롯데마트 점포 대부분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일제히 소방·시설 점검을 받았다. 사소한 위반을 이유로 70개 이상 점포가 1개월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 무더기 영업 정지·휴업 사태는 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이다.
롯데면세점의 지난달 15일부터 31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떨어졌다. 매출의 70~80%를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싹 빠진 영향이 절대적이다. 중국 정부는 한반도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15일부로 자국 여행사들의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중국인 관광객 매출만 따로 살펴보면 무려 40% 이상 감소했다고 롯데면세점은 설명했다.
다른 면세점들 역시 사드 불똥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아울러 유통·관광 외 다른 산업으로 사드 보복 피해가 번져가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기댈 곳은 우리 정부밖에 없지만 대통령 탄핵 사태에 곧바로 이어진 대선 정국을 맞아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롯데는 지난달 5일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한·미 군 당국은 롯데의 'SOS'에 아랑곳없이 이틀 뒤 사드 주한 미군 배치를 예상보다 일찍 개시했다. 사드 운용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서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에 중국어로 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게시됐다.
원본보기 아이콘최근 외신을 살펴보면 롯데는 중국 정부에까지 읍소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연히 현 상황에선 쇠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4일 미국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말 롯데의 성주골프장 사드 부지 제공에 대해 "정부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우리(롯데)의 입장에 관한 많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미사일(사드) 배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오해를 풀기 위해 직접 중국 정부와 대화하려고 했으나 '최순실 게이트' 관련 혐의로 출국 금지된 상태였기 때문에 중국으로 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신 주한 중국 대사와 수차례 만나 현 상황을 논의했지만 성과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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