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보조금 지급기준 강화로 전기차 배터리 업체도 가동중단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이정민 기자]현대기아차는 3월 중국 시장에서 월 판매량 10만대 마지노선이 붕괴된 것을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달 현대차는 올 뉴 위에둥을, 기아차는 KX7을 각각 출시해 신차 효과를 노렸던 터라 전년 동기 대비 52.2% 급감한 3월 실적은 그만큼 뼈아프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직격탄에 휘청댄 것은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관광, 유통업을 넘어 제조업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사드 충격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지난달 판매 반토막= 현대차는 올 들어 1, 2월 판매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기록하며 판매 호조를 이어갔지만 3월에는 44%가 줄어들며 사드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말 불거진 현지 딜러와의 마찰로 올 들어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기아차도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기아차는 1월 38%, 2월 24% 판매가 감소한 데 이어 3월 판매는 68%까지 줄었다.
사드 영향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향후 현대기아차의 중국 실적을 가늠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일본 사례를 보면 지난 2012년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중국 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도요타ㆍ혼다ㆍ닛산의 중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10월에도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다 11월부터 전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평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6개월이 걸렸다.
◆타이어도 걱정…제조업체 전반적으로 우려 확산= 다른 업체들도 사드 역풍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1분기 실적을 집계하고 있는 국내 타이어 업체는 분위기가 좋지 않음을 느끼고 있다. 국내 타이어 1위 한국타이어에 중국은 판매비중 12.8%로 유럽(31.0%), 북미(28.5%)를 잇는 큰 시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최근 초고성능 타이어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생긴 것이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 가뜩이나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심한데 사드역풍까지 겹쳐 엎친데 덮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도 사드 보복에 시달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베이징전공ㆍ베이징기차와 함께 설립한 'BESK테크놀로지 베이징'의 공장 가동을 올해 1월부터 중단했다. 외국 배터리 업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기준이 대폭 상향된 점이 공장 가동률 급락의 발단이 됐다는 평가다. LG화학의 중국 공장 상황도 SK이노베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삼성SDI가 추진했던 배터리팩 합작사업도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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