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문화재단 지원 창작뮤지컬 '판' 24일 개막

4월15일까지 CJ아지트 대학로

창작뮤지컬 '판' 포스터. 사진제공=CJ문화재단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의 첫 제작지원 창작뮤지컬 '판'이 24일부터 4월15일까지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에서 공연한다.

신인 정은영 작가와 박윤솔 작곡가가 만든 뮤지컬 '판'은 2015년 11월 크리에이티브마인즈에 선정된 후 전문가 멘토링 등 작품개발 과정을 거쳐 2016년 6월 리딩공연으로 발표됐다. 당시 탄탄한 스토리와 풍자, 해학이 주는 시원한 웃음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2016년 뮤지컬 '아랑가'로 제5회 예그린어워드 연출상을 수상한 변정주 연출과 뮤지컬 '뿌리 깊은 나무', '명성황후' 등으로 잘 알려진 김길려 음악감독이 참여하면서 리딩공연 당시 90분 분량이던 작품은 100분짜리 정식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리딩공연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극 전체에 전통 연극 장르인 연희를 새롭게 접목한 것이다.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내용이 더 살아났고, 흥을 돋워주는 '산받이'와 인형극적인 요소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연희를 전공한 타악기 전문가를 섭외해 음악의 완성도를 높였다. 보사, 탱고 등 서양음악에 전통음악을 접목시킨 박윤솔 작곡가의 음악은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된 멋, 친근하면서도 이색적인 맛을 작품에 더했다.

작품은 19세기 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인 '달수'가 염정소설과 정치풍자에도 능한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정 작가는 달수가 '호태'를 통해 이야기꾼의 매력에 빠지고 낭독의 기술을 전수받는 과정, 낮에는 점잖은 양반가의 도련님으로 밤에는 자유로운 영혼의 이야기꾼으로 변신하는 달수의 이중생활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재치 넘치는 대사로 풀어냈다.

200석 규모 소극장 뮤지컬 '판'의 무대와 객석 사이 최단 간격은 1m 남짓이다. 배우들의 흥겨운 노래와 춤사위는 물론 미세한 표정, 호흡소리까지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관객들은 마치 호태와 달수의 이야기판이 벌어지는 규방 한 쪽에 직접 와있는 느낌을 받는다.

변정주 연출은 23일 "우리 전통 연희는 기본적으로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열린 공간이기 때문에, 극장이 가진 건축적 구조를 이용해 빈 무대를 어떻게 입체적으로 활용하느냐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판'에는 배우 김지철, 유제윤, 김대곤, 김지훈, 최유하, 박란주, 윤진영, 임소라, 최영석이 출연한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