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선 40% 할인설 떠돌아…회사측 "차량 처리문제 아직 검토중"
지난 주말(18일) 찾은 경기도 평택항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PDI(출고전 차량 점검)센터에는 약 2만대의 아우디, 폭스바겐 차량이 보관 돼있다.(사진=기하영 기자)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아이고, 저렇게 비싼 차가 방치돼 있으니 어쩔꼬."
50대로 보이는 인부는 안타까운 듯 혀를 찼다. 그의 시선은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량들을 향했다. 벌써 6개월째. 인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주인을 만나지 못한 2만여대 차량은 비바람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50대 인부는 "(저것들이) 제 값에 팔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혼잣말을 내뱉더니 가던 길을 재촉했다.
PDI센터는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적막감이 감돌았다.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이 을씨년스러웠다. 축구장 면적의 약 17배에 해당하는 부지(약 12만4960㎡)에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차량에 씌운 흰 비닐은 눈과 비를 막기엔 부족해보였고, 바다 바람엔 짠 내가 풍겨 해풍으로 인한 차량 손상도 우려됐다. 흰 비닐 위에는 먼지가 시커멓게 내려앉았다. 일부는 비닐로 보닛만 겨우 형식적으로 덮고 라디에이터 등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또 다른 인부는 "왼쪽에는 폭스바겐 센터가, 오른쪽에는 아우디 센터가 위치해 있다"며 "비바람을 막을 만한 시설이 없어 빨리 출고시켜야 할텐데"라며 말을 아꼈다.
지난 주말(18일) 찾은 경기도 평택항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PDI(출고전 차량 점검)센터에는 약 2만대의 아우디, 폭스바겐 차량이 보관 돼있다.(사진=기하영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인터넷에서는 할인 소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차량이 6개월 넘게 방치되면서 차량 상태가 좋지 않고, 상당수가 구형모델이라 40%까지 할인해줄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다. 직장인 양모(31)씨는 "폭스바겐 같은 외제차를 국산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살 수 있다니 솔깃한 건 사실"이라며 "차량에 큰 문제가 없는 것만 확인되며 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할인이 수요를 늘리는 것은 사실이다. 폭스바겐이 재작년 11월 디젤게이트 직후 20% 할인된 가격으로 자동차를 내놓자 당시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평택항에 대기 중인 차량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시중에 돌고 있는 40% 할인설은 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평택항 차량 처리문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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