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對中 전략 바꿔 실적 회복 중
"中 규제 영향 있지만 산업별 차이 있어…기업 노력도 일조"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혜민 기자] 중국이 한반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결정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와 식음료·화장품 등에서 대(對)한국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현 경제상황과 양국간 무역구조, 자국산업의 육성과 산업구조조정, 국내 소비촉진 등의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국만을 겨냥한 광범위한 규제가 중국에 역풍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책과 시장의 변화에 대응한 기업들의 노력도 일조했다.
◆대중 전략 수정한 두산, 저점찍고 회복=두산인프라코어는 대중(對中)전략을 바꾼 경우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년 주요 전략지였던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의 판매량과 점유율이 급감하면서 전략을 수정했다. 중간 유통상 개념에 불과했던 대리상(현지 딜러)을 직접 발굴하고 컨설팅을 도와주는 식으로 육성까지 맡으며 양질의 딜러를 직접 키우기 시작한 것. 제품 역시 중국 시황 악화에 따른 트렌드 변화에 맞춰 가격ㆍ효율성 측면에서 경제성 있는 신제품을 내놓으며 중국 시장을 다시 공략했다. 그 결과 중국공정기계협회 기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시장 내 굴삭기 판매량은 4649대로 2015년(3523대)의 저점을 벗어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예년 수준까지 회복된건 아니지만 중국 시장을 떠나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이라며 "중국 시장이 한동안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내부 판단에 따라 2~3년 동안 꾸준히 이런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해 시장 회복과 맞물리면서 판매량이 개선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중 FTA 3년차 집적회로, 생활용품 등 관세 낮아져=중국은 자국산업을 육성하는 취지에서 첨단 설비·핵심부품·에너지 원자재·반도체장비·화장품·선글라스 등의 수입관세를 대폭 낮추었다. 이 가운데는 대한국 수입수요가 많은 품목이 대거 포함돼 대중국 수출기업엔 호재가 되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3년차를 맞아 수입관세가 추가로 낮아진 상황에서 기업들로서는 FTA수입관세와 잠정관세율을 비교해 유리한 세율에 수출하는 기회도 생겼다. TV용 OLED는 FTA 3년차 관세가 12%이지만 잠정관세율이 3%로 낮춰져 기업으로서는 잠정세율을 적용해 수출할수 있다. 이런 품목으로는 항공기자동제어시스템(4.3%→0%), 전기차(8.6%→4%), 전기차용 배터리(8.6%→6%),소비재 가운데는 스킨케어용품(5.6%→2%), 선글라스(16%→6%),정장(12.3%→10%), 정수기(21.3%→5%), 전기밥솥(10.5%→8%), 착즙기(8.5%→6%) 등이 있다.
◆중국 수출 두 자릿수 회복=대중국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화장품(33.8%)과 반도체(38.4%), 석유화학(70.2%), 평판디스플레이(20%), 스마트폰(36.5%) 등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중 수출 전체도 전년동월대비 13.5% 늘면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KOTRA는 올해 대중국 수출은 전년 8.0%감소에서 2.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중국의 산업고도화 정책을 역이용해 자동차와 스마트폰, 고속철로 등 고급 부품소재의 소싱수요 확대가 전망되는 품목 위주로 수출을 늘리겠다"면서 "파워블로거와 체험형 O2O(Offline to Online) 등 새로운 유통플랫폼을 활용한 프리미엄 소비재 수출확대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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