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한국 시문학을 대표하는 고은 시인(84)이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재단이 주는 '국제시인상'을 수상했다.
고은 시인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아드리아노 신전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에마누엘레에 M.에마누엘레 로마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수상증서를 받고 기념강연과 시낭송을 했다.
고은 시인은 이날 수상기념 강연에서 한국어가 억압받던 일제 식민지 시대와 해방 후 시의 세계로 들어선 일 등 자기의 삶과 시, 모국어에 대한 철학 등을 소개했다. 그는 "이런 파란곡절을 지나면서 나는 시대와 자아의 조화를 추구했고 시 한편이 나올 때마다 그 시의 시대는 다른 시대의 미래까지 아울러야 할 사명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시 세월 60년을 채우고 있지만 시인이 되면 될수록 시인은 자신의 뒷모습을 모르는 것처럼 시를 모르게 된다. 다만 나에게는 노래하는 자와 노래를 듣는 자의 실재 사이에서 영혼의 대칭이 이루어지는 체험만 있을 뿐"이라고 말하며 자전적인 시 '어느 전기'를 낭독했다.
2000년대 들어 해외 문학계에서 집중 조명을 받아온 고은 시인의 작품 가운데 이탈리아에는 '순간의 꽃'(Fiori d'un Istante), '노래섬'( L'isola che canta), '뭐냐'(Cos'e') 등 세 권의 시집이 번역 소개돼 있다. 시인은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문학상을 받아왔다. 스웨덴 문학상(2006), 캐나다 그리핀 트러스트상(2008), 이탈리아 국제시문학상(2014), 마케도니아 국제 시축제 황금화관상(2014) 등을 수상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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