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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시인들, '촛불집회' 기념 시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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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등 시인 61명

'천만 촛불 바다' 표지사진.

'천만 촛불 바다' 표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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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지난해 10월 말부터 시작해 벌써 13회를 기록한 주말 촛불집회를 기념하기 위한 시집 '천만 촛불 바다(실천문학사)'가 나왔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문인들을 포함한 61명의 시인이 참여했다.

"백한 살 할머니도/ 늙은 아들 손잡고 나오셨네/ 다 나왔네/ 다 나오셨네/ 혹에 나오지 못하였거든/ 집집마다 뜻을 걸고/ 일터에도 막을 걸었네" (고은 '다 나오셨네')
"나 오늘/ 광장에서 너의 춤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나 오늘 /광장에서 너의 눈부신 팔이 분홍 촛불들을 안는 소리를 듣는다/ 나 오늘 /광장에서 너의 허리가 폐허의 내의 껴입고 있는 깃발 위에 눕는 소리를 듣는다"(강은교 '나 오늘, 광장에서 너의 춤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눈보라도 겨울바람도/ 우리들 분노와 슬픔으로 타오르는/ 마음속의 촛불은 끄지 못한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멈춰서지 않는다// 나라를 구출하자/ 정의를 지켜내자/ 공정을 쟁취하자/ 희망을 살려내자"(박노해 '이게 나라다')

"대면 보고가 필요 있나요? 생글거리며 필러 정성껏 주입하는 그깟, 불편하면 거울 속 배경을 딜리트하는 얼굴 하나 달랑 들고 희한하게 기억도 깨끗하게 지우는 공주님 (…) 그나저나 공주니까 배고프면 밥은 챙겨야지, 찬 바다 먼 아이들의 죽어서도 우는 울음 들리건 말건 싹싹 밥그릇 비우는 그깟, 7시간"(손현숙,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니?' 중에서)
시인들은 시민들와 함께 직접 촛불을 들고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국정과 국민주권이 농락당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시 한 편씩을 보탰다.

실천문학사 측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촛불집회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이끌어낸 촛불은 정치혁명이자 시민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 시집은 무너진 민주주의를 광장에서 바로 세우겠다고 나선 국민의 외침에 대한 시인들의 서정적 응답"이라고 밝혔다.

시집 맨 뒤에는 촛불집회 일지와 함께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 중 확인 가능한 6367명의 명단이 수록됐다. 수익금 일부는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세월호 참사 추모사업과 문화예술인 권리증진 사업에 쓰인다. 216쪽. 1만원.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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