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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도시바 지분 "인수 안한다" 대신 "검토 없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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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2위 도시바 분사 선언, 반도체 업계 미묘한 파장…삼성전자 위협? 기술력 차이 한계 여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도시바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6일 SK하이닉스가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내용은 반도체 업계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낸드플래시는 주목받는 존재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용도에 쓰이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뒤를 이어 업계 2위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분사 계획을 밝히면서 업계 판도 변화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선전에 힘입어 분기별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SK그룹도 반도체 사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분사 계획을 밝힌 이후 SK하이닉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전경.(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전경.(제공=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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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이사회가 반도체 사업 분사를 승인한 이후에도 SK하이닉스의 견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분 참여에 대해) 검토 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도시바 반도체 지분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기보다 검토한 것은 없다면서 여운을 남긴 셈이다. SK하이닉스가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는 이유는 도시바 반도체 분사 계획의 특성 때문이다.

도시바의 분사 계획은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이사회 승인이 나왔지만,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도시바의 이번 결정은 원자력발전소 사업 실패로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나온 선택이다. 알토란 사업으로 평가받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분사를 통해 회사의 자금난을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를 둘러싼 대표적인 착각이 반도체 사업을 접고 다른 회사로 넘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라며 "도시바는 일단 분사한 뒤 일부 지분(20% 정도)을 매각한 자금으로 낸드플래시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도 아니고 분사한 기업의 일부 지분을 확보하는 선에서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실익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자체를 접는 상황 변화가 발생할 경우 SK하이닉스 역시 판단을 달리할 가능성은 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미래의 상황 변화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의 다양한 변수에 대비하고, 합리적인 대응을 고민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 의미에서 SK하이닉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는 도시바의 분사 결정이 낸드플래시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36%에 이르는 상황에서 도시바가 미국의 '웨스턴 디지털(WD)'과 손을 잡을 경우 35%까지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12% 가량이다.

도시바 지분 인수의 유력 기업으로 떠오른 WD의 지분 참여가 현실이 된다고 해도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판도가 변화할 것이란 관측은 확대 해석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자체도 1위 기업이지만, 낸드플래시 기술력에서도 경쟁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 상황은 회사의 매각이 아니라 지분 매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상황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업계 후발 주자들이 힘을 모은다면 변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2+3'이 반드시 5가 되는 것은 아니고 3이 될 수도 있고 4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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