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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하는 잘 안다, '우리'의 소중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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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위기 넘기며 팀 이름 네 번 바꿔
남자 프로배구 3위 우리카드, 창단 첫 PS 도전


[인천=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우리카드 중앙 공격수 박상하(31)는 지난 22일 프로배구 올스타전(천안 유관순체육관)에 참가한 뒤 같은 숙소를 쓰는 팀 동료 박진우(27)에게 이렇게 말했다. "성적이 좋을 때 올스타전에 참가하니 재미있더라. 그동안 계속 하위권이라 마음이 무거워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올 시즌은 끝날 때까지 웃으면서 마무리해보자."

우리카드는 남자부 일곱 팀 가운데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우리캐피탈로 2009~2010시즌 V리그에 참가해 7년 만에 '봄 배구'에 도전한다. 4라운드를 마친 25일 현재 순위는 3위(13승11패·승점 41).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26일 OK저축은행과의 홈경기로 5라운드를 시작한다.
박상하는 "포스트시즌과 우승이라는 희망이 다시 살아난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의미 있는 기록을 여럿 남겼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최하위였던 팀 순위가 반등했고, 2013~2014시즌(4위·15승15패) 이후 3년 만에 정규리그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2015년 11월 10일 이후 1년 2개월 동안 이어진 현대캐피탈과의 경기 7연패도 지난 11일(장충체육관·3-0 승) 끊었다. 2위 현대캐피탈(승점 43)은 2점 차로 쫓고 있다.


박상하는 "외국인 공격수(크리스티안 파다르)가 승부처에서 득점을 해주고, 위치별로 선수층이 탄탄하다. 주전을 예상할 수 없으니 경쟁이 치열하다. 개인 훈련을 하는 시간도 늘었다. 껄끄러운 상대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왼손 공격수 김정환(29)이 군 복무를 마치고 26일 팀에 합류해 힘을 보탠다.

우리카드는 '우리'라는 팀 이름을 누리지 못했다. 구단명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 모기업 경영 악화로 우리캐피탈이 배구단 운영을 포기하고, 팀을 인수할 곳이 없어 한국배구연맹(KOVO) 관리구단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네이밍 스폰서를 공모해 해체위기를 넘긴 적도 있었다. 2013~2014시즌부터 우리카드가 팀을 지원했다.
박상하는 이 팀의 창단 선수로 2008년 프로에 데뷔했다. 신인 우선 지명이었다. 상무에서 뛴 두 시즌(2013~2015년)을 빼면 배구단의 우여곡절을 모두 경험했다. 그는 "꿈을 잃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삼성화재(1995년 창단) 이후 14년 만에 창단 팀이 생겼다. 실력 있는 선수들과 우승도 하고, 전통이 있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의욕이 넘쳤다. 불안한 상황이 반복되니 기대가 꺾이고 상처가 깊었다. 대표팀에 갈 때면 다른 팀 선수들이 구단에서 지원해주는 내용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 부분이 늘 부럽고 마음 아팠다."


그는 실력이 제자리걸음이라 느끼고, 처한 환경도 녹록지 않아 2012~2013시즌을 앞두고 배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다시 맞은 기회는 그래서 소중하다. 박상하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동료들과 결과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주눅 들고 굳은 표정이 많았다. 경기장 안팎에서 팬들한테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상하는 올 시즌이 끝나면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센터 자리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도 "팀 성적에만 초점을 맞추겠다"며 말을 아꼈다. 방신봉(42), 윤봉우(35·이상 한국전력) 등 같은 위치에서 경쟁하는 베테랑 선수들은 그의 롤모델이다. "상대를 철저하게 분석하면서 체력의 한계를 기술과 경험으로 만회한다. 자주 대화하면서 노하우를 얻고 있다. 아쉬움이 많았던 만큼 오래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을 뛰어넘고 싶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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