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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못 넘은 특검…뇌물죄 수사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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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사유·필요성 인정 어려워"…朴 대면조사 등 전략 수정 불가피

이재용 못 넘은 특검…뇌물죄 수사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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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19일 법원이 기각한 건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을 향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행보에 강력한 제동이 걸렸음을 의미한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의 주요 혐의인 뇌물공여 혐의가 구속을 할 만큼 소명됐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조 부장판사는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하여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이는 '피의자 이재용'의 방어권을 일정부분 허물어가면서까지 구속할 정도로 특검이 혐의를 밝히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강요 등에 의한 자금 출연 및 지원을 했을 뿐 대가성 등을 바라고 자금을 내놓은 바 없다고 주장해왔다.

특검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혐의는 뇌물공여ㆍ위증ㆍ횡령이며 이 중 핵심은 뇌물공여다. 삼성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및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일가에 제공한 430억원이 박 대통령과 최 씨를 향한 뇌물이라는 것이다.

특검이 뇌물로 규정한 430억원은 2015년 8월 최씨의 독일 회사인 비덱스포츠(옛 코어스포츠)와 맺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 최 씨와 조카 장시호(구속기소)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약 16억원,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 등이 모두 포함된 액수다.
삼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는 대가로 각종 금전지원을 했다는 논리다.

특히 특검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3자 뇌물죄의 핵심 요건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법원이 이를 인정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면 박 대통령이 '뇌물수수 피의자'임을 동시에 인정했다는 분석도 가능했고,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 대통령 대면조사 등 뇌물죄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측됐다.

당초 특검은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할 방침을 세웠다. 지난 17일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시점을 묻자 "늦어도 2월 초순까지는 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 기한이 2월말로 제한돼 있는 만큼 공소장 작성 시간 등을 고려해 2월 초까지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한다는 것이다. 수사기간을 한차례 연장을 할 경우 3월말까지도 수사가 가능하지만 박 특검은 수사가 사실상 2월 안에 종료될 것으로 보고 수사를 독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이 범죄의 소명 정도 등을 근거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특검이 세운 논리와 수사 내용이 상당 부분 힘을 잃게 됐고,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도 다소간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18일 정례브리핑에서 기각 시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에 대해 "아직 영장 결론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드릴 말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달여간의 수사 끝에 이 부회장을 피의자로 소환하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상태에서 당장 특별한 추가 혐의점을 찾아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기존에 세운 논리를 바탕으로 일단 관련자들을 불구속 기소하고, 향후 법정에서 다툼을 벌이는 방안이 유력해보인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것과 별개로 삼성 외에 일부 대기업들에 대한 뇌물혐의 수사는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 특검보는 18일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의) 영장심사 결과와는 상관없이 대기업들 조사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이 특검의 논리를 한 차례 꺾으면서 특검의 구상대로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 및 사법처리가 진행되진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높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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