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서거 후 두 번째 참배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17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반 전 총장은 참여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거쳐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장례와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아 야권에선 '배신자'로 불리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이 지난 12일 귀국 이후 대통합 행보를 이어가면서 과거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 측은 반 전 총장의 과거 행보에 대해 여전히 서운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반 전 총장에게 추모영상 등을 요청했으나, 일절 응하지 않았다"며 "과거에도 한국을 찾을 때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지 않아 서운해 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야당의 대권주자이자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도 지난해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조문조차 하지 못했던 분"이라며 "(반 총장이) 대통령 서거 2년 뒤 몰래 봉하 묘역을 다녀왔고 해마다 권양숙 여사에 안부 전화를 드린다고 하시는데 그 말씀을 듣는 것조차 민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노 전 대통령 참배에 이어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으며 대통합 행보를 이어간다. 반 전 총장은 명량대첩탑 및 해전사 기념 전시관을 방문하고 영암군 영암읍의 마을회관에서 하루를 묵는다. 이튿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조선대학교 강연에 이어 최근 화재 피해를 본 전남 여수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등 전날 경남 거제와 부산에서 시작한 '영호남 통합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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