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한국피자헛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급락과 갑질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한데 이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점에 대한 갑질로 70억원에 달하는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이유로 제재도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할인 프로모션 등에 적극 나서고 배달중심의 매장을 늘리는 식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피자헛의 매출은 2013년 1451억원에서 2014년 1142억원으로 감소했으며 2015년에는 전년대비 22%가량 감소한 893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2013년 2억원 적자에서 2년 새 206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피자헛의 매장수 감소와 수익성 하락 등의 주요원인으로 외식업계 전반적인 수요부진을 제외하고 최근 논란이 된 가맹점 갑질이슈가 가장 큰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공정위는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받아들여 피자헛에 5억2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가맹계약서 의무 기재사항 위반 등을 적용했다.
이에 대해 피자헛은 "어드민피는 가맹점사업자들에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실비차원의 비용"이라며 "신규 가맹점주들에게 가맹계약 체결 전, 정보공개서를 제공하고 어드민피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설명해왔다"고 해명했다. 최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산정해 정당하게 수령해왔다는 게 피자헛 측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70억원을 부당징수한 것에 비해 5억원의 과징금은 터무니없이 적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피자헛은 총 333개 매장 중 70%에 달하는 241개 매장을 배달전문 매장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피자 2판에 2만원대에 판매하는 등 파격적인 가격할인 정책을 실시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피자헛이 매출부진 뿐만 아니라 가맹점 갑질이슈에 더해 한때 매각설까지 휩싸이는 등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이어진 부정적인 이슈로 이미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겪은 상태"라면서 "이는 매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적극적인 마케팅도 사실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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