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을 떠 올리면 가장 먼저 삶은 달걀과 사이다가 떠오른다. 홍익회 판매원이 간식거리를 실고 오면 주저없이 주황색 그물망에 담긴 삶은 달걀과 사이다를 집어 들었다. 먼거리를 여행하는 동안 달걀은 허기를 달래주기도 하고 껍질을 까서 서로의 입에 넣어 주면서 감동도 받았다. 노른자에 목이 메면 사이다 한 모금을 마신다.
집에서 가장 쉽게 만드는 요리로 달걀 후라이를 떠올리는데 보관이 쉽고 가격도 저렴하며 영양학적 가치도 있으니 냉장고에 달걀 10개쯤은 항상 있어 마땅히 먹을게 없을 때에도 달걀 후라이는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이기 때문이다.
요리초보들이 할 수 있는 요리로 ‘라면’과 ‘달걀 후라이’를 만만하게 열거하지만 맛있는 달걀 후라이는 결코 쉽지 않다. 서양에는 ‘달걀 요리하다 이혼한다’는 재미있는 속담이 있을 만큼 주식인 달걀을 입맛에 만들어 먹는 방법, 익히는 정도가 다르고 까다롭다.
가장 쉬워 보이는 달걀 후라이도 적당한 양의 기름을 넣고 불 조절을 잘 해야 하고 껍질을 깔끔하게 깨서 후라이팬으로 골인시켜야 맛있는 달걀 후라이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접시위에서 홀로, 볶음밥이나 덮밥위에서, 브런치 플레이트에서 빛이 난다. 달걀 후라이에 비해 삶은 달걀은 더 어려운데 삶은 달걀은 요리로 인정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요리 좀 할 줄 아는 사람들만 도전한다는 달걀말이는 어떤 재료들과도 잘 어울리며 달걀요리의 절정을 보여준다. 샐러드 채소를 곁들여 소스라도 뿌려주면 밥반찬이 아니라 메인요리로 변신하며 달걀요리의 진가를 보여준다.
그 외에도 달걀은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메뉴에서 셀 수 없이 다양한 요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달걀이 종종 식재료로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하지만 늘 곁에서 웬만한 식품을 능가하는 효능으로 우리의 식탁을 지켜주니 기특하여 달걀후라이도 특별한 대접을 해 주고 싶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 (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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