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내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의 임금협상이 결국 정부 손으로 넘어갔다. 정유 업계에서 임금 관련 중재를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어렵사리 임금협상을 끝냈지만 에쓰오일은 아직 타결하지 못했다. 정유업계의 임금 협상이 예년과 달리 진통을 겪는 것은 올해 호실적을 거두면서 노조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임금협상은 통상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의 결과가 나오면 정유 3사가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재 신청 자체는 물론 중재 결과까지 업계의 새로운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어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노위는 노사 의견을 듣는 중재회의를 절차를 거쳐 신청한 날로부터 15일 후 중재 결정을 내린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임금협상은 12월 16일 전후로 마무리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 7월부터 본교섭을 10차례, 실무교섭을 13차례를 벌였지만 소용 없었다. 노조는 지난 10월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했었다. 그 결과 중노위는 지난달 기본급 1.5% 인상안(자동호봉승급분 2.7%를 더하면 총 4.2%인상)을 조정안으로 제시했지만 노사 모두 거부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다시 중재를 신청, 정부에 공을 넘겼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추가 인상 대신 성과급 지급안을 제시했다. 이미 호봉승급분 인상을 통해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실질임금을 보전했고, 대중소기업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서라도 추가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GS칼텍스 노사는 지난달 7일 기본급 1.7% 인상, 기본급 100% 수준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이달 6일 기본급 1.5% 인상, 기본급의 150%를 격려금으로 주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SK이노베이션 임금협상까지 마무리 되면 에쓰오일만 타결을 못한 채 남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해를 넘길 확률이 높다"며 "결국 정유사 실적이 좋아진 것이 임금 협상을 어렵게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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