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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순수함 찾아 가는 곳, 남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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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은 경제적 이익 활동 할 수 없는 곳

[장보고 과학기지(남극)=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하얗다. 눈 들어 어디를 봐도 하얗다. 가끔씩 보이는 하늘은 새파랗다. 하얀색과 푸른색. 두 가지 색깔만이 눈 속으로 파고든다. 남극의 첫 인상은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이었다. 민낯을 드러냈는데도 낯설지 않았다. 잊고 있었던 고향에 온 느낌이었다. 어머니 품속에 안긴 포근함이었다.

'남북극을 가본 사람은 꼭 다시 가게 된다'는 말이 극지인들 사이에는 유명하다. 무엇이 남극과 북극 등 극지로 다시 오게끔 이끄는 것일까. 서울을 출발해 22시간의 비행 끝에 마침내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1만2000㎞ 떨어져 있다. 남위 74도에 위치한 장보고 과학기지는 2014년 2월 완공됐다. 우리나라 두 번째 남극 기지이다. 1988년 세종 과학기지이후 우리나라 남극 연구는 속도를 내고 있다. 남극은 경제적 이익 활동을 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럼에도 왜 이곳에 전 세계 각국들이 기지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순수함에 답이 있다. 남극은 태곳적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때 묻지 않은 곳이다. 운석이 발견된다. 운석에는 46억 년 전 태양계 역사가 묻어 있다. 운석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남극이다. 각국이 연구 활동을 하는 목적 중 하나와 연결돼 있다. 남극을 연구함으로써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지구의 역사를 찾는 것, 남극 연구의 중요성 중 하나이다. 잊고 있었던 순수함, 인간의 본성에 다가서는 것과 다르지 않다.

8일 얼음으로 얼어붙은 착륙장에 비행기가 내렸을 때 주변은 온통 하얀색이었다. 장보고 과학기지 너머 하얗게 부셔지는 멜버른 화산이 보였다. 활화산이다. 지금도 가스를 분출하고 있다. 화산 가스를 연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화산은 가스 성분에 미묘한 변화를 보이면서 어느 순간 폭발한다. 백두산의 폭발 시기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번 장보고 과학기지 연구팀에는 이와 관련된 연구팀이 있다. 1만2000㎞ 떨어진 곳에서 연구를 통해 우리의 현재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남극은 섣불리 이동할 수 없다. 곳곳에 '크레바스(Crevasse)'가 도사리고 있다.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육로를 통해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이른바 '코리안 루트(K-루트)' 프로젝트이다. K-루트는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1000㎞ 떨어진 남극점까지 육로를 통해 물류와 연구 인력을 수송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소속 연구원과 장보고 과학기지 하계연구팀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남극의 대표적 동물 '펭귄'에 대한 연구도 이뤄진다. 펭귄은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펭귄 생태계를 연구함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기후변화의 추이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남극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독점권한이 없다. 누구나 연구할 수 있다. 온갖 경제적 이익과 통상마찰로 경쟁하는 전 세계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 경제적 이익활동을 금하는 곳. 순수함을 찾아 떠나는 곳. 그곳이 남극이다.





장보고 과학기지(남극)=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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