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임총리 될까= 우선, 박 대통령이 이날 김 내정자를 책임총리로 발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권이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 취지를 살리기 위해 참여정부 정책실장을 지낸 김 교수를 책임 총리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 내정자는 국민안전처 장관에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추천함으로써 책임총리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당장 국회의 인사청문 과정이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야당이 박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 수사 협조 약속, 총리에 권한 이양 등을 약속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이번 개각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과의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총리를 선임한 데 대해서도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뒤로 한 채 인사국면으로 호도하려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지금까지 책임총리, 거국내각을 거론하다가 야당에 한 마디 상의, 사전 통보도 없이 총리·부총리·일부 장관을 개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총리는 이날 오후 곧바로 이임식을 가지려 했다가,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하기로 말을 바꿨다. 총리실 관계자는 "최근 상황을 감안해 총리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려고 했지만 총리와 부총리가 한꺼번에 교체되는 등 국정공백 우려가 있어 퇴임시기를 조금 늦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팀 리더십' 회복에 주목= 임 부총리 내정자는 5년 만에 친정인 기재부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번 경제부총리 역할은 그가 거쳐왔던 그 어떤 자리보다 그 무게감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운영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경제정책에도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인해 혼란이 컸던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매주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대응을 해왔지만, 일부에서 리더십 공백을 지적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기도 했다. 임 내정자 주도 하에 적극적인 위기대응을 주문하는 이유다.
당장 조선·해운 등 국가 핵심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멈춰진 경제성장을 다시 뛰게할 새로운 동력을 마련해야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한 상황이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육박하고 있는 국가부채도 해결해야할 난제다. 재정투입을 늘리며 성장을 지속해왔던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급속한 고령화와 복지 수요 확대를 대비해 재정을 건실하게 만들어야 하는 숙제도 남아있다.
임 내정자는 2일 열린 금융개혁추진위원회에서도 가계부채 관리 의지를 밝혔다. 임 내정자는 "금리 인상 시 핵심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는 가계부채를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며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위험요인인 가계·기업 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꼼꼼히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심의가 사실상 중단된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서 주도적인 리더십도 요구된다. '여소야대' 속에서 예산안 심의가 '최순실 청문회'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산임 심의가 법정시한인 12월2일을 넘어서며 늑장, 졸속 처리가 우려되는 만큼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 설득에 나서야 한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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