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NH농협ㆍIBK기업 등 6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6조2048억원 늘어났다. 이는 작년 한 해 증가분 5조9638억원보다도 2410억원이 더 많은 규모다. 금융권 전체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3년 말 28조원에서 2014년 35조2000억원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 41조원까지 폭증한 바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5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전세자금대출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전셋값의 고공행진이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년 전에 비해 3.11%올랐다.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은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5.15% 더 뛰었다.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지 않아 대부분 이자만 내는 거치식으로 집행된다. 이자 역시 변동금리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집값 상승기나 안정기에는 연체나 부실 우려가 적지만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가 뛸 경우 전세 세입자의 이자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부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만약 집값 하락기까지 겹쳐 매매 시세가 전셋값 수준이나 그 이하로 떨어진다면 전세대출의 부실 위험은 더 커진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자금대출은 서민들을 위한 상품인 만큼 금융정책만으로 급증세를 해결하긴 어렵다"며 "임대아파트를 확충하고 주택 공급을 늘려 전셋값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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