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병호·대호·현수, 2016 여름 '짐승' 같은 불방망이 빅리그 달군다
현수, 초반 저평가 딛고 붙박이 활약
대호, 최근 7경기 홈런 2방 주전 체질
정호, 팀 내 홈런 3위 시즌 35개 페이스
병호, 타격폼 교체 아홉수 탈출 10호포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여름이 오자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한국 타자들이 달아오르고 있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팀의 중심선수로 떠올랐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지난 6일 시즌 10호 홈런을 쳐 지긋지긋한 '아홉수'에서 벗어났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가장 놀라운 선수는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다. 시즌 초반 마이너리그에서 훈련할지 국내무대로 돌아와야 할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출전선수 명단에 붙박이로 들어간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작성한 김현수 관련 리포트는 찢어버렸다"는 볼티모어 지역 매체 'MASN'의 보도는 현재의 상황을 함축해 보여준다.
반등은 지난달 2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3-4 패)부터 시작됐다. 이 경기에 선발로 나가 3타수 3안타를 친 이후 여섯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지난 1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2-6 패)를 쉰 다음 다시 네 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출루율 0.449, 장타율 0.493. 선발 출전한 최근 열 경기 중 세 경기에서 3안타 경기를 했다.
벅 쇼월터 감독(60)은 "김현수는 많은 공에 대처할 수 있고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새로운 무대에서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이제 그는 준비가 됐다. 김현수가 우리팀 선수라는 점은 행운"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최근 일곱 경기 중 다섯 경기에 선발로 나가 홈런 두 개 포함 24타수 11안타(타율 0.458) 7타점으로 활약했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9-3 승)에서는 승부를 결정짓는 3점 홈런을 쳤고, 3일 원정경기에서는 대타로 나가 3점 홈런을 추가했다. 시애틀은 이 경기에서 2-12로 끌려가다 16-13으로 역전승했다.
강정호는 최근 여덟 경기 중 여섯 차례나 안타를 쳤다. 홈런 두 개 포함 30타수 9안타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출루율은 0.365, 장타율은 0.667에 달한다. 그는 무릎 부상을 딛고 지난달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4-2 승)에서 복귀해 스물네 경기 밖에 뛰지 않았으나 홈런 여덟 개로 팀 내 3위를 달린다. 이 추세라면 시즌 서른다섯 개를 칠 수 있다.
박병호는 지난 3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6-4 승)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했다. 6일에는 시즌 10호 홈런을 쳤다. 그는 타율이 0.217(166타수 36안타)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이 길어지자 타격폼을 바꿨다. 공을 맞힐 때 왼쪽 다리를 크게 오므리지 않고 간결하게 정리했다.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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