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최근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를 방문해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와 면담을 했다. 은행장이 신평사의 경영진이 아닌 기업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를 만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우리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확실히 알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표만 본다면 우리은행의 조선ㆍ해운사에 대한 익스포저는 총 5조3000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숫자만 본다면 우려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어 건전성 우려의 오해를 받고 있다는 게 우리은행측 얘기다. 이 행장 역시 이번 면담에서 익스포저 5조3000억원 중 85%인 4조5000억원이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현대중공업 계열(3조1000억원)과 삼성중공업(1조4000억원) 관련 금액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오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또 나머지 8000억원이 등급조정(요주의) 가능성이 있는 익스포저이지만 추가 충당금 적립 수준이 2분기에 나올 비경상 이익보다 적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4800억원의 익스포저가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요주의로 등급이 조정된다면 우리은행의 추가 충당금 적립 수준은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한진 계열의 익스포저인 2090억원 역시 요주의시 500억원의 추가 적립 가능성이 있다. 반면 현대상선 익스포저(880억원)의 경우 1분기에 이미 충당금을 전액 적립했기 때문에 추가 적립 가능성은 작다. 결과적으로 조선ㆍ해운사 익스포저 총 5조3000억원 중 추가 충당금 적립은 1500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는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르네상스호텔, 베트남 랜드마크와 중국 베이징 화푸빌딩 등의 부동산 채권 매각으로 당장 2분기에 거둬들일 비경상이익 2000억원 규모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이 행장의 계산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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