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파머와 벤 호건은 품위, 우즈는 카리스마
아널드 파머(왼쪽)와 벤 호건은 1950~60년대 '골프 스타일의 황금시대(The Golden Age Of Golf Style)'를 주도했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폴로셔츠(polo shirt).'
무려 100년 전 스포츠 무대에 등장해 지금은 골프 종목에서도 선수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남성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정착했다. 물론 세월이 흐르는 동안 소재와 스타일, 실루엣 등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요즈음은 멋과 기능성이 화두다. 폴로셔츠의 끊임없는 진화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형식보다 내용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의류를 고집하다가 1940년부터 새 의상이 필드에 쏟아졌다. 짧은 슬리브의 니트 코튼 폴로셔츠가 골퍼들의 대세로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1950~1960년대에는 '골프 스타일의 황금시대(The Golden Age Of Golf Style)'가 개막했다. 아널드 파머와 벤 호건(이상 미국)이 주말 캐주얼웨어 같지만 품위를 더한 셔츠를 입고 골프계를 지배했다.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는 1970년대 왼쪽 가슴에 포켓을 단 옷으로 변화를 추구했고, 1990년대에 이르러 어깨가 넓고 헐렁한 박스형 셔츠가 주류를 이뤘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정점이다. 빨간 나이키 폴로셔츠는 '골프황제'의 카리스마를 대변했다. 우즈의 최종일 빨간 옷은 우승의 상징이 됐고, 경쟁자들에게는 넘어설 수 없다는 공포의 이미지로 각인됐다. 우즈는 2003년 칼라가 없는 라운드 폴로를 입어 골프 특유의 '드레스 코드'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