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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제 비상사태라는데…'Mr. 쓴소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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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부 3기 경제팀 유일호·주형환·안종범
대통령에게 할 말 못하는 '아바타' 내각 우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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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를 중심으로 한 박근혜정부 3기 경제팀의 발걸음이 무겁다. 이미 '국가경제 비상사태론'이 세밑 한국사회를 짓누르고 있고 노동 등 4대 구조개혁은 지지부진하다. 조선과 철강 유화 등 공급과잉 업종은 구조조정 시기를 놓치고 있고 미국도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1200조원)라는 시한폭탄의 뇌관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3기 경제팀을 두고 벌써부터 '박 대통령 아바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도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비상사태 그 이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다.

유 부총리 내정자는 두 말할 필요 없는 경제학자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책연구원장을 거친 이력만 봐도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경제 부진, 미국 금리인상, 초저유가 등 불안요소가 산재해 있고, 내부적으로는 가계부채와 기업구조조정, 잠재성장률 하락 등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력서만 보면 적임자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뚜렷한 색채가 없는 학자형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그가 경제부총리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에도 모나지 않은 장관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었다.
특히 유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낼 정도로 '진박(眞朴)'으로 꼽히는 최측근으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즉 자신의 정책적 판단보다는 박 대통령의 의향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집권 4년 차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관리형' 부총리는 환영을 받을 만하지만 한시가 급한 경제살리기와 구조개혁의 엉킨 실타래를 풀어줄 해결사와는 거리가 있다. 유 내정자는 스스로도 “현 경제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밝혔다.

경제정책의 축을 이루는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는 조세연구원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절친'이다. 부총리 하마평에도 올랐던 안 수석과 손발은 잘 맞겠지만 경제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때 서로 쓴소리를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를 의식한 듯 유 내정자는 안 수석과 가까운 선후배 사이라고 전하며 “구체적 정책 방향에 대해 생각이 다를 수도 있지만 논쟁도 하고 합의도 보면서 팀워크를 이뤄갈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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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위기를 계속 강조해 왔는데 정작 구조개혁을 밀어붙여야 할 때 관리형 수장을 택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유 내정자와 함께 경제부처를 이끌게 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저돌적인 추진력을 갖추고 일처리가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박심(朴心)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에서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내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굵직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이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등 현 정권과 인연이 깊다.

한국경제를 이끌 삼각편대 경제내각이 긍정적 시너지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잘못된 방향설정 시 내부 자율조정기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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