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배경환 기자] '미국은 제네시스, 유럽은 왜건, 중국은 소형 SUV.'
2016년 주요 시장을 공략하는 현대기아차의 주력 모델들이 진용을 갖췄다. 해외 시장이 복잡다단해지면서 현지에 최적화된 자동차로 승부를 걸겠다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략인 것. 그동안 주력해온 '현지화'가 더욱 세분화되면서 시장을 보다 정밀하게 공략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 고급차 시장은 지난 2010년 143만대에 불과했으나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200만대를 돌파했으며 2020년경에는 2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 세계 고급차 시장 또한 2010년 기준 579만대에서 오는 2020년에는 1067만대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차에서는 쏘나타와 엘란트라 등 기존 모델을 필두로 올해 새로 출시한 투싼, 스포티지 등을 투입해 SUV 세대교체를 마무리 짓는다. 내년 5월부터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K3도 새로 출시된다. 멕시코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40만대로 이중 60%가 북미로 넘어온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신차 출시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인도에서는 크레타를 앞세운 소형 SUV 공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현지전략 차종인 크레타는 지난 7월 출시된 후 지난달까지 3만6179대가 팔렸으며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인도 전체 SUV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판매 돌풍에 힘입어 크레타는 '2016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인도 시장의 경우 양호한 경기 회복세로 내년 자동차 판매 증가폭이 올해보다 확대되는 등 판매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현지 인기차종인 크레타를 앞세운 현대차의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
◆유럽은 왜건, 중국은 소형 SUV = 유럽에서는 왜건 시장 공략이 눈에 띈다. 기아차는 내년 K5 왜건을 유럽전략 차종으로 선보인다. 기아차가 왜건 차량을 생산한 것은 1998년이 마지막이다. 18년만에 왜건을 내놓는 것은 국내 시장이 '왜건의 무덤'으로 불리는 반면, 유럽에서는 실용성이 높은 왜건의 수요가 꾸준하다. 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돼있고 짐을 싣는 공간이 넉넉하다는 장점 때문에 유럽 소비자들은 유독 왜건 차량을 선호한다.
이와 함께 소형차 수요가 꾸준한 점을 감안해 소형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내년 국내 출시가 취소된 프라이드는 유럽에 내놓는다. 1987년 처음 출시된 프라이드는 지난달까지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총 401만9524대가 팔렸다. 이중 해외 판매량만 313만여대로 유럽와 중남미 등 소형차를 선호하는 시장에 수요가 몰렸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주력 차종 i30도 대기 중이다. 풀체인지 모델이 유럽에서 5년만에 출시될 예정으로 i30는 현대차 유럽 판매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소형차·SUV 소비가 확대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최근 흐름을 반영해 중국서는 ix25 1.6터보를 출시한다.
중동에는 상반기 중 G90을 출시, 중동 부호들을 공략한다. 지난해 1월에는 에쿠스가 중동의 고급차 전문잡지 에보가 발표한 올해 '최고의 세단'에 선정되는 등 현지 고급차 시장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다만 최근 유가 하락으로 중동 지역 자동차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시장 등을 고려해 신차 출시 계획을 잡고 있다"면서 "미국은 오는 7월 제네시스 EQ900을 통해 고급차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며 중국은 소형차 정책 등을 감안해 관련 차종에 대한 라인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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