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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는 밥]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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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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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울푸드는 무엇입니까?"

며칠 전 라디오에서 소울푸드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을 듣고 나의 소울푸드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치킨? 떡볶이? 삼겹살? 갖가지 메뉴만 잔뜩 떠올리다가 결국엔 결론을 짓지 못했다. 지인에게 당신의 소울푸드는 무엇이냐고 물으니 한참을 고민하다 뭐니 뭐니 해도 엄마의 음식이 아니겠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분의 소울푸드는 엄마의 짭짤한 ‘생선조림’이라고.


그제야 나도 나의 소울푸드가 무엇인지 바로 생각났다. 엄마의 수제비. 두세달에 한 번 집에 내려가면 일요일 점심은 무조건 엄마의 수제비를 주문했다.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낼 동안 반죽은 찰지게 반죽해서 냉장고에 잠시 넣어두고 감자는 큼직이, 애호박은 채 썰어 듬뿍 넣고 반죽을 떼어 넣어 마무리는 매운 청양고추로 얼큰하게 끓여주셨다.


본래 소울푸드(soul food)는 미국 남부 지역의 흑인 노예들이 먹던 음식을 말한다. 그들은 고된 노역 후에 백인들이 남긴 음식이나 백인들이 먹지 않는 식재료들로 만든 음식들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가장 흔히 알려진 음식으로 프라이드치킨이 있다. 튀김음식은 고열량으로 힘든 육체노동에 시달리는 노예들에게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됐고, 닭의 부속물까지 모두 튀겨도 잡냄새가 나지 않고 뼈째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이렇듯 소울푸드는 노예 생활의 고단함과 슬픔이 배어 있는 음식을 뜻했지만 지금은 일반적으로 ‘내 영혼의 음식’쯤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지치고 힘들 때 열 마디 위로의 말보다 때로는 한 가지 음식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늦은 밤 퇴근 후 집에 들어와 늘 내 배를 채워주는 라면이나, 직장 상사에게 깨지고 친구와 먹는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나, 일요일 점심 늦잠 자고 일어나 세수도 안 한 채로 식탁에 앉아 먹는 엄마의 생선조림, 수제비처럼. 이번 주말엔 한 주 동안 고생한 나를 위한 영혼의 밥상을 차려보자.


재료

애호박 1/4개, 대파 1/2대, 마른 새우 2, 물 4컵, 참치 한스푼 1, 다진 마늘 1,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수제비 반죽 재료

밀가루 1.5컵, 감자 1개, 소금 약간, 물 2~3술


만들기

1. 밀가루에 소금을 약간 넣고 감자를 갈아 넣은 후 대충 섞어 물로 농도를 조절하여 말랑말랑하게 반죽하여 비닐봉지에 넣고 30분 정도 넣어둔다.

2. 애호박은 반달 모양으로 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썬다.

3. 물에 마른 새우를 넣어 끓여 끓으면 참치한스푼을 넣고 수제비 반죽을 납작하게 떼어 넣는다.

(Tip 수제비 반죽은 물에 잠깐 담갔다가 손으로 떼어내면 매끈하게 잘 떼어진다.)

4. 호박을 넣고 끓인 후 대파, 다진 마늘을 넣은 후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글=푸드디렉터 오현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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