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곡식이나 열매의 전분을 추출해서 가루로 만들어 두었다가 물을 붓고 끓여 되직하게 풀을 쑤어 굳힌 것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묵을 맛보면 말랑말랑한 질감 때문인지 ‘젤리’라고 표현하고 그 맛을 알지 못한다. 전분이 주성분인 묵은 별다른 맛이 없는 듯하지만 향이나 질감은 각각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데….
옛날에는 흉년에 끼니를 이어 주던 중요한 구황작물로 도토리묵은 대표적인 서민음식이었으나 지금은 진짜 도토리묵은 구하기도 힘든 일이 되었다. 겨울철이면 당연히 메밀묵이다. 밤은 길고 야식은 흔하지 않았던 시절에 찹쌀떡과 메밀묵을 팔러 다니는 행상들의 소리는 긴 겨울밤의 적막을 깨는 반가운 소리였다. 다른 묵보다는 끈기가 적어 뚝뚝 끊어지는 메밀묵에 김치와 양념을 넣어 버무리면 겨울철 제대로 된 밤참이 된다.
묵은 냉장고에 오래 보관하면 전분이 노화되어 단단해지니 끓는 물에 데치거나 전자레인지에서 부드럽게 익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재료
메밀묵 1모(400g), 김치 100g, 김 약간
양념장
실파 2뿌리, 간장 2술, 설탕 0.5술, 고춧가루 0.3술, 다진 마늘 0.3술, 참기름 1술, 깨소금 1술
만들기
1. 메밀묵은 한 입에 쑥 들어갈 만한 납작하고 네모지게 썬다.
(Tip 물결무늬의 묵칼로 썰어주면 젓가락으로 집을 때 편하다.)
2. 배추김치는 소를 털어내고 국물을 꼭 짜 잘게 송송 썬다.
3. 실파는 송송 썬다.
4. 실파에 간장, 설탕, 고춧가루, 다진 마늘 ,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접시에 메밀묵을 가지런히 담고 위에 송송 썬 김치와 양념장을 넣어 무친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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