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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수영장 못가요"…여성들 몰카 공포증에 떤다

최종수정 2015.11.18 16:23 기사입력 2015.11.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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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몰카 범죄 급증...여성들 피해 늘어나...'심각한 범죄 아니다'라는 사회적 인식 바꿔야

사진=아시아경제 DB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 지난 15일 지하철 7호선 철산역 역무원들은 난데없이 여자화장실 몰래카메라 소동으로 한바탕 난리를 치뤘다. 인터넷에서 한 네티즌이 "철산역 여자화장실에서 나사 형태의 몰카를 발견했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이 네티즌은 "가운데 나사 반짝거려서 자세히 보니까 렌즈 같은 게 있다. 샤프로 내리 찍었더니 유리 긁히는 소리가 났다"며 "진짜 카메라 렌즈였다. 간신히 깨트렸고 일단 신고는 했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은 여성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 네티즌의 글은 허위 사실로 드러났다. 광명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 직접 현장에 출동, 나사를 풀어 보니 몰래카메라가 아닌 '일반 나사'로 확인된 것이다.

이날 소동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최근 들어 휴대폰 등 디지털 저장 매체의 발달로 인해 몰카 범죄가 늘어나면서 '공포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나타나고 있다.

경찰청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몰카 범죄'신고 건수는 2009년 807건에서 2014년에 6623건으로 5년 새 820% 급증했다.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범죄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 몰카 범죄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 사는 취업준비생 이모(28·여)씨는 인터넷에 도는 몰카 사진에 '내가 아는 사람 사진이다'라는 댓글이 달린 캡처 사진 본 후 부터 외출할 때는 집에서 볼일을 보고 외출한다. 이 씨는 "나도 모르는 새에 사람들이 몸매 품평을 한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대구 직장인 박모(31·여)씨도 얼마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워터파크 몰카' 사건을 계기로 워터파크는 물론 목욕탕도 가지 않는다. 박 씨는 "워터파크 몰카 사건이 보도된 후에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몰카 사진을 계속 찾아 볼 수 있었다"며 "혹시라도 내 사진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거울형 몰래카메라(사진:관세청 제공)

▲거울형 몰래카메라(사진:관세청 제공)



이렇듯 몰카 범죄 및 이에 따른 여성들의 피해가 늘어나는 반면, 단속과 처벌은 미약하다.

몰카 범죄 처벌률은 1%를 밑돈다. 연도별로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판결까지 받은 건수는 2010년 6건, 2011년 45건, 2012년 70건, 2013년 198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발된 몰카 범죄의 1%에도 못 미친다.

또 피해를 입더라도 경찰의 수사·신고 절차가 까다로워 피해자들의 신고 기피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강모(29)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퇴근길에 김포공항역에서 옆에 선 여성의 치맛속을 찍는 사람을 보고 카메라를 빼앗아 봤더니, 자신의 사진이 들어있어 경찰에 신고했다. 그랬더니 경찰은 이를 입증하려면 '성폭력 전담 경찰관'이 있는 경찰서까지 이동해야 한다고 해 양천경찰서 까지 가서 3시간이 넘는 반복 진술까지 마치고 난 후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강씨는 "몰카범죄를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면 몰카를 찍혀도 누가 신고하려 하겠느냐"고 한탄했다.

이와 함께 현행법상 몰카 사진이 공유되는 온라인 사이트를 법적으로 제재하기 어려운 것도 몰카 범죄를 방치·부추기고 있다. 회원수가 100만명이 넘는다고 알려진 한 몰카 공유 온라인 사이트(소라넷)의 경우 단속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외 사이트이기 때문에 삭제나 이용 해지를 요구할 수 없고 접속 차단만 가능하다. 이러다보니 몰카를 찍어 이 온라인 사이트에 올리려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여성들 사이에서는 '스스로 몰카를 피해야 한다'는 자구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거울에 가까이 다가가서 건너편 보기, 불을 끄고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몰카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곳을 바라보기, 화장실에 갈 때면 휴대전화 후레쉬 비쳐서 빛 반사가 심한 나사 찾기 등의 '몰카 탐지 노하우'부터 직접 30만원 상당의 몰카 탐지기를 구입하기도 한다. 한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화장실에 몰카 촬영 금지 스티커 등을 부착하는 운동도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방이슬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장은 "형사 처벌률이 낮은것은 우리사회 성폭력 범죄 전반의 문제로, 경찰도 수사 의지가 별로 없다"며 "몰카 범죄가 사소한 것이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하며 피해자들까지 이것을 사소한 경범죄로 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 팀장은 이어 "십년 이상 된 몰카 사이트 '소라넷' 같은 곳을 폐쇄시키지 못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몰카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얘기"라며 "몰카범죄가 중요한 인권 침해 이자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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