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달러 떨어질때 원유관련 수출입액 적자규모 연간 80억달러 감소…"원유의존도 높아 최근 경상수지 흑자엔 유가 착시 크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국은행이 국제유가가 상승반전하면 원유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경상수지의 막대한 흑자 이면에는 저(低)유가의 '착시'가 있다는 진단이다.
1일 한국은행은 '최근 유가 하락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 효과' 보고서에서 "유가가 10달러 떨어지면 원유관련 수출입액 적자규모가 연간 약 80억달러 줄어든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흑자에는 유가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1~8월중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입 적자 개선폭은 약 244억달러로 추산된다. 원유가 하락으로 원유수입이 373억달러 줄고 수출이 129억달러 축소됐기 때문이다. 244억달러의 적자 개선폭은 경상수지 흑자규모의 35%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특히 만약 유가가 작년과 비슷했다면 이 기간 중 경상수지는 실제 수지 701억달러의 65%인 457억달러로 줄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유가는 작년 9월 배럴당 100달러를 밑돈 후 올들어 50~60달러 수준에서 머물다가 8월 이후 40달러로 낮아졌다. 이는 1980년대 원유 증산과 1990년대 걸프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차례 유가급락과 맞먹는 급락세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이 수출보다 커 국제유가 변화가 경상수지의 큰 변동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반전되면 흑자폭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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