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선, 최경환 친구…'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두고 격돌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500조원 기금 운용의 사령탑인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문제를 두고 보건복지부와 정면충돌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공공기관의 인사권에 대한 중앙정부와 기관장의 기싸움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면에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통합 삼성물산 출범 과정 등 사사건건 대립하던 국미연금 1인자와 2인자의 갈등이 터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사태에는 정권 실세를 등에 업은 두 사람의 정치적 자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최 이사장은 한국외대 교수를 거쳐 김영삼 정부 때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정치권에 인맥이 두터운 부산고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허태열 전 의원과는 부산고·미국 위스콘신대 동문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특히 최 이사장은 홍 본부장에 대한 불만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엘리엇 사태'로 논란이 커졌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홍 본부장이 자신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만나는 등 독단적으로 기금을 운용했다는 것이다.
기금운용본부가 공단 내의 한 조직이라고 여긴 최 이사장과 기금을 독립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홍 본부장의 충돌이 잦았다는 게 내부의 전언이다. 경험 많은 원로 학자인 최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 의사결정에 개입하려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겼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최 이사장이 주재하는 전략회의에 홍 본부장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내부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은 정치권으로 불똥이 튀어 관련 법안이 봇물을 이뤘다. 야당은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에는 반대하지만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기금운용본부장을 부이사장으로 승격시키고, 그 아래에 상임이사 2명을 두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