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 테크노마트 일부 판매점에 스팟성 보조금 풀려
명동 일대 매장은 비교적 한산…보조금 과열 경쟁 양상 없어
SKT는 중저가·KT는 프리미엄·LGU+는 V10 마케팅에 집중
아이폰6S 높은 출고가 소식에 국내 스마트폰으로 눈돌리기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안하늘 기자] SK텔레콤이 지난 8일 영업을 재개한 이후 첫 주말. 이동통신사들은 신도림 테크노마트 일대에 집중적으로 보조금을 퍼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6S 출시 일정이 발표된 9일에는 일부 판매점을 중심으로 3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풀리기도 했다.
이날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ㅅㄷㄹ'에서 '현아 30'에 V10을 구매했다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현금을 납부하는 기준으로 3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이 영업정지에서 풀린 이튿날, 경쟁 이동통신사들이 이용자 사수에 나서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가장 많은 보조금을 제시한 곳은 KT였다. 599요금제를 6개월 간 사용하고 현금으로 완납할 경우 V10은 26~30만원, 갤럭시S6는 17~20만원, 갤럭시노트5는 37~44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했다. SKT의 경우 이보다 10만원 가량 비쌌다.
신도림의 한 판매점 직원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우리 매장이 저렴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아침부터 손님들이 줄을 섰다"며 "오늘 20대를 가져왔는데 두대 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후 5시경이 되자 SKT도 보조금 반격에 나섰으나 3시간 전보다는 잠잠해졌다. 이동통신사들은 모두 24만원 가량의 추가지원금을 제공했다. V10의 경우 할부원금 기준 38만원을 제시했다. 불과 몇시간만에 가격이 10만원 가량 올랐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는 서너명 이상 상담을 받고 있으면 금새 다른 손님들이 에워싸는 풍경이 연출됐다. 점주들이 '여기 몰려 계시면 안되니 다른데로 가시라'며 쫓아내기도 했다. B 매장 점주는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많이 뿌리는 바람에 방통위에서 떴다는 이야기가 돈다"며 "저번주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과열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10일 명동 일대 대리점들은 신도림과 달리 잠잠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매장 분위기는 전날 신도림과 비교해 대체로 한산한 편이었다. SKT는 중저가폰, KT는 프리미엄폰, LG유플러스는 신제품 'V10'에 집중하는 서로 다른 전략을 썼다.
SK텔레콤은 자사가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공시 지원금을 상향해 중저가 폰을 찾는 고객을 노렸다.
SK텔레콤 대리점 직원은 "어차피 프리미엄급 폰은 가격이 비싸도 잘 팔리기 때문에 아예 싼 폰을 찾는 사람들을 공략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루나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고, A8은 공시지원금이 올라서 프리미엄 급 폰을 사러 왔다가 A8을 구입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출고가가 인하된 갤럭시S6를 비롯해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등에 많은 지원금을 제공했다. 갤럭시 S6(32GB)의 경우 5만원 대 요금제에서 24만6000원을 지급해 대리점 추가지원금을 받을 경우 49만7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KT대리점 직원은 "공시지원금 수준도 기존 고가 요금제에서 줬던 정도로 올라가 지금이 S6를 구입하기 적격"이라며 "KT가 공시지원금을 더 많이 지급하면서 타 통신사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의 'V10' 판매에 총력을 기울였다. V10의 출고가는 79만9700원으로 갤럭시노트5와 비교해 10만원 가량 저렴하다. LG유플러스는 V10 체험존을 마련해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LG유플러스 판매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갤럭시노트처럼 인지도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면서 "V10의 성능과 가격을 설명하면 상당히 좋은 반응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폰6s의 출고가가 기존 모델보다 10만원 이상 비싸게 책정되자 신형 모델을 기다리던 고객들이 아이폰6를 구입하거나 국산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아이폰6s 16GB 모델의 국내 가격은 92만원, 64GB 모델 106만원, 128GB 모델 120만원이다. 아이폰6s 플러스는 16GB 모델 106만원, 64GB 모델 120만원, 128GB 모델 134만원으로 책정됐다.
한 판매점 직원은 "아이폰6S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 이를 기다렸던 고객들이 오히려 아이폰6를 구입하기도 했다"라며 "출시된 지 1년이 넘은 아이폰6 대신에 삼성이나 LG제품을 구입한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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