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세계군인체육대회는 군인들의 축제인 만큼 민간인이 총출동하는 국제 대회보다 스타 선수를 구경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 선수도 국방의 의무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단국가' 한국의 특성상 현재 군 복무 중인 국내 엘리트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병장 스트라이커' 이정협(24ㆍ상주)이 대표적이다. 이정협은 당초 지난달 26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경남FC와의 경기에서 공중볼을 다투다가 얼굴을 다치는 바람에 세계군인체육대회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대회 폐막일 이튿날(다음 달 12일) 전역하는 '말년 병장' 이정협은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에게 단 1분 만이라도 그라운드에 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고, 결국 고집이 받아들여졌다.
일시 복무가 아닌 직업군인 중에도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선수들이 있다. 한국 여자축구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쓴 권하늘(27ㆍ부산 상무) 중사가 이번 대회에서 기량을 뽐낸다. 그는 지난달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축구 사상 첫 A매치 100경기(센추리 클럽)를 기록했다. 2013년까지 여자프로축구단 부산 상무에서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고은(30) 중사는 이번에 육군 5종 경기에서 한국 여군 파워를 과시한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음빛나(24) 중사도 다시 한번 금빛 사냥에 나선다. 음 중사는 "내가 군인이기 때문에 어느 대회보다도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의미가 크다"며 "국가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