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새 내각 명단을 발표하자마자 두 명의 장관이 인권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논란이 된 장관 중 한 명인 디미트리스 카메노스 교통부 장관은 취임한 지 만 하루를 채우지 못 하고 취임 당일 사임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카노메스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던 시리자의 바실리키 카트라비노 의원은 인종 차별과 동성애 혐오로 논란을 일으킨 카메노스에게 각료 자리를 내준 것에 깊은 수치심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카트라비노 의원은 시리자 내 '53그룹' 계파 소속이다. 53그룹은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재무장관이 주도하는 계파로 시라자 당내에서도 좀더 좌파적인 성향을 띤다.
시리자 내 강경파였던 '좌파연대' 의원들이 탈당하면서 총선이 치러졌고 새 연정이 꾸려진 상황에서 53그룹은 기존 좌파연대와 또 다른 강경파로 주목받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가 또 다른 강경파와 또 대치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카메노스는 지난 20일 총선을 통해 다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연정 파트너가 된 독립 그리스인당 소속이다. 독립 그리스인당의 파노스 카메노스 대표는 경찰 전자범죄팀이 카메노스 장관의 해킹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설에 오른 또 다른 인물은 마르코스 볼라리스 농림부 장관이다. 볼라리스는 2012년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양성 판정을 받은 아테네 매춘부들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했던 것과 관련해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볼라리스는 자신은 당시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리자 인권위원회는 볼라리스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시리자 인권위원회는 논란이 된 두 명의 장관 지명에 대해 "인권과 기본가치, 시리자의 정치 원칙들을 모욕하는 처사"라며 "민주 정부에서 이 둘의 자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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