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왈리드 킹덤홀딩스(KHC) 회장(60)은 비판론자들의 공격이 있을 때마다 자신을 이렇게 표현한다.
1990년 11월, 미국 시티코퍼레이션(시티코프ㆍ현 시티그룹)의 부도 위기가 그랬다. 월가의 대표 은행 시티코프는 부동산사업 손해와 남미 외채 위기로 4억달러(약 4676억원)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투자자가 간절했다.
그때 손을 내민 건 알 왈리드 회장이었다. 당시 2억700만달러를 투자해 시티코프 지분 4.9%를 취득한 그는 이듬해 2월 5억9000만달러(약 6898억원)를 추가로 투자해 주식 9.9%를 더 매입했다.
하지만 그의 투자는 성공했다. 당시 주당 15달러 수준에서 매입했던 시티그룹의 주가는 2006년 한때 557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 대박 투자는 알 왈리드 회장의 이름을 월가에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는 기다릴 줄 아는 투자자로 정평이 나 있다 . 그의 투자 전략은 철저히 연구해 좋은 자산을 싸게 살 수 있을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기회가 왔다 싶으면 행동에 옮긴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7년 애플에 투자했을 때다. 당시 애플의 주식 5%가량을 사들였다. 50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18달러로 떨어진 뒤였다. 2년 뒤 애플 주가는 96달러까지 올랐다.
영국 런던의 신흥 금융 중심지인 카나리 워프도 마찬가지다. 1992년 완공됐을 때 영국 경제가 둔화되며 임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때 투자해 6%의 지분을 확보했다. 카나리 워프는 7년 뒤 상장했고 주가가 정점을 찍으며 5년간 연 4.7%의 수익을 기록했다.
그의 정확한 투자 판단은 정보 습득에서 나온다. 매일 아침 그는 세계 각국의 주요 신문과 잡지를 정독한다.
그가 내는 전화요금만 월 8만달러(약 9353만원)에 달한다. 일 평균 근무 시간은 17시간이다.
A380 등 전용기 4대를 이용해 이동하는 출장 거리는 연간 40만㎞가 넘는다. 재산이 '하루에 1040만달러, 한 시간에 43만4000달러, 1초에 120달러씩 늘어난다'고 할 정도니 1분1초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는 번 만큼 베풀 줄도 안다. 알 왈리드 회장은 전 재산(320억 달러)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03년 자신이 설립한 '알 왈리드 재단'을 통해 이미 35억달러를 기부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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