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는 은행권 ‘리딩뱅크’ ③신한은행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특명’을 받은 태스크포스(TF) 20여명이 지난 달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와 센트라타마내셔널뱅크(CNB)의 합병을 추진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앞서 신한은행은 2012년 BME 지분 40%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 6월 CNB 지분 75%를 사들였다. 신한은행은 연내 BME 지분 50%를 추가로 인수해 지분 90%의 대주주로 올라선 뒤 BME와 CNB를 합병한다는 계획이다.
두 은행을 합병할 경우 자산은 2조 루피아(1684억원) 규모로 늘어나고 60개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현지 지점망을 보유하게 된다. 조 행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주력해온 해외 진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저금리와 시장 포화로 국내 시장의 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신한은행은 해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매년 3~4개 늘리던 해외 지점이나 법인을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6개나 늘렸다. 하반기에는 필리핀과 두바이 등에서 5개를 추가한다. 지난 8월에는 멕시코 금융감독원(CNBV)로부터 멕시코 내 현지법인 금융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국내은행 최초로 획득했다. 베트남에서는 외국계 은행 가운데 당기순이익 기준 2위를 기록하며 1위 HSBC은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말 16개국 70개였던 신한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올해 18개국, 82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자산관리와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PWM)서비스’를 별도로 운영해오다가 지난 7월말 일반 은행 영업점 16곳으로 확대했다. 복합점포 활성화를 겨냥한 조치다. 거래 우수고객 중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채널을 활용한 개인별 전담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WM센터’에 우수 인력들을 전면 배치했다.
하반기에는 모바일 중심의 비대면 플랫폼을 확대 개편한다. 언제 어디서든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과 통합 고객관리(CRM)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러 핀테크 업체와 업무 제휴도 적극 추진한다.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지난 7월 13일 출시한 신한 주거래 우대통장·적금도 호평을 받고 있다.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했다는 평가와 함께 출시 한 달이 되지 않은 8월 말 기준 신규계좌는 약 18만좌에 달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와 비대면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고객 편의를 확대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거둬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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