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10일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1160가구), 개포시영(1970가구),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2580가구) 등 세 곳의 이주 시기 조정에 나선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 시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심의에 오르는 3개 단지 중 몇 곳을 대상으로 하고, 이주 시기를 얼마나 늦출 지는 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됐던 개포주공 1단지(5040가구)와 4단지(2840가구)는 내년으로 지연돼 이번 심의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 전체적으로 전세난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고 상반기에 강동 지역의 재건축발 이주 수요로 이미 전셋값 급등을 겪은 바 있다"면서 "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외부 위원들도 최근 상황을 감안해 이주 시기 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를 보면 서울 지역 전셋값은 올 들어 5.5%나 올라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 4.3%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강동구 지역은 올 들어 7.9% 급등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구 전셋값 상승률도 6.0%로 서울 평균 5.5%보다 높다. 더욱이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최근에는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전세난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거여2-2 재개발 구역 1499가구에 대한 이주 시기 조정을 심의했으나 노후도가 심하다는 이유로 조정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앞서 2012년 강동구 고덕시영, 송파구 가락시영을 대상으로 한 심의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개발 지역인 거여2-2 구역은 집이 쓰러져간다고 할 정도였고 세입자들도 차라리 빨리 나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면서 "물론 개포와 고덕주공도 물이 새는 곳이 있는 등 열악하지만 거여2-2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인만큼 최악의 전세난을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편익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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