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여성의 경제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제도적 지원의 미비로 여전히 여성인력은 소외받고 있다. 2014년 여성 고용률은 49.5%로 남성의 71.4%에 비해 무려 21.9%나 낮다고 하며, 기혼여성의 20.7%는 임신ㆍ출산ㆍ육아 등으로 일을 중단해 경력단절 상태에 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여성인력의 활용을 주저하는 이유도 있다. 출산ㆍ육아로 인한 업무공백, 야근이나 장기출장에 대한 업무제약, 여성인적자원 개발과 관리체계 미비가 있다.
굳이 양성평등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경제적인 관점에서 우수한 여성인력들이 늘어난 사회적 역할을 감당하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여성인력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서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육아문제는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스웨덴 정부는 지속적인 육아복지 투자를 통해 능력 있는 여성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1985년 미스유니버스로 활동한 이본 뤼딩은 싱글맘으로서 정부에서 제공하는 '연령별 탁아서비스'와 '방과 후 학교' 등 충분한 국가의 지원을 통해 두 딸을 훌륭히 키워내는 동시에 화장품 사업가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육아와 가사는 여성이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보니 10년 새 일평균 가사노동이 여성은 3분 줄고, 남성은 11분 늘었다고 한다. 세상이 변했다지만 육아와 가사노동에 있어서는 그리 많이 변한 것 같지는 않다. 사회문화는 급속하게 변했는데 우리의 생각은 아직 과거 가부장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인구절벽'이라는 용어로 주목을 받은 해리 덴트는 최근 발간한 '2018년 인구절벽이 온다'에서 한국이 선진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심각한 인구감소 문제를 겪을 것을 경고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가 계속되면 우리 경제는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력 저하 위기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여성이 마음 놓고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길. 그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이다.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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