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지난 50년 간 한일 양국의 그래픽 디자인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전시가 열렸다. 88올림픽의 마스코트 '호돌이'부터 글로벌 브랜드 무지(MUJI)의 일본인 아트디렉터의 작품까지. 두 나라의 1세대 디자이너 대표작을 비롯해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중견·신진 디자이너의 작품들이 소개됐다. 디자인을 통해 양국의 삶과 문화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다르게 변화돼 왔는지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
12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交, 향'전이라는 한일 그래픽 다지인 기획전을 개최했다. ‘서로 어우러져 진동한다’는 의미를 지니며, 한국과 일본의 디자이너와 디자인 문화가 만나, 서로 어우러져 즐기고,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자는 화두로 택한 제목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112명의 대표작 400여 점 전시됐다.
두 번째 전시공간에는 한·일 양국의 중견 디자이너부터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신진 디자이너를 아우르는 그래픽 디자인의 전개양상이 펼쳐진다. 포스터, 잡지, 북디자인, 인포그래피, 패키지, 캘리그래피, 아이덴티티 그리고 영상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장르가 총망라돼 있다. 자일리톨 껌 패키지로 잘 알려진 ‘사토 타쿠’, 유니클로의 아트디렉팅으로 새로운 시각 언어를 구사하는 ‘사토 카시와’, 무지(MUJI) 아트디렉터로 잘 알려진 ‘하라 켄야’의 작품이 나왔다. 한국의 최슬기·최성민 작가로 이뤄진 작가팀 ‘슬기와민’, 글·그림·디자인을 아우르는 디자이너 '이나미', 일반 출판사가 엄두를 내지 못하는 독특하고 전문적인 책을 번역하고 편집하고 디자인하는 '워크룸' 등 국내 디자인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역들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다.
아카이브 공간에는 한·일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의 연대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203 인포그래피연구소가 진행한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그래픽 디자인 문화' 프로젝트는 한국과 일본의 그래픽디자인 역사 50년을 사회문화와 더불어 살펴본 연대기, 한국의 디자이너와 디자인 스튜디오 문화에 대한 설문을 시각화한 인포그래피, 한국의 스튜디오 문화를 이끌었던 대표 디자이너 10인의 인터뷰 등 그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10월 18일까지. 02-3701-9500.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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