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자금 횡령·배임 혐의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검찰이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배성로(60) 영남일보 회장(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을 12일 불러 조사한다. 정동화(63) 포스코 건설 전 부회장의 영장 기각·수사 장기화 등으로 동력이 떨어진 포스코 수사가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배 회장은 회사의 일감을 운강건설과 소유 언론사 영남일보에 몰아줬다는 배임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대구·경북 지역 유력 인사인 배 회장이 포스코와 이권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배 회장은 정준양(67) 포스코 전 회장 등 포스코 고위직과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검찰의 배 회장 소환은 포스코 수사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검찰은 정 전 포스코 건설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기각되며 포스코 비리 수사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따라서 검찰이 배 회장을 불러 어떤 내용을 얻어내느냐가 포스코 수사의 불씨를 되살리는 데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검찰이 배 회장 조사를 성공적으로 끝내면 정 전 회장 소환 조사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는 동양종합건설 관련 비리 외에도 포스코 인도 현지 법인과 거래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동양종건은 측은 "포스코 해외공사로 인해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고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특혜 수주 등 이야기는 그동안 '지라시'로 나돌던 내용으로 수차례 해명을 했다"고 했다. 또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이는 검찰조사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11일 하청업체에게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포스코 건설 시모(55) 부사장을 구속기소했다. 시 부사장은 2010년 5월 건축사업 본부장 재직 시절 아파트 조경사업 수주대가로 D사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 수사를 받던 지난 6월에도 이씨에게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 부사장은 또 수주 특혜와 검찰 수사 상황파악 등 명목으로 먼저 돈을 요구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조경업체인 D조경과 G조경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포스코 건설 건축사업본부 상무 김모(55)씨와 전무 여모(59)씨도 조만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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