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A 성형외과. 호텔 로비처럼 호화롭게 꾸며놓은 로비에는 유니폼 차림의 안내직원 2~3명이 오가는 것 말고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20대 한국인 여성 두 명이 상담 대기용 소파에 앉아있긴 했지만 중국인들로 북적이던 예전의 풍경과 비교할 때 분위기는 썰렁했다.
3일 A병원 관계자는 "메르스가 끝났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예약률이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는 회복되고 있진 않다"면서 "우리병원 뿐 아니라 강남권 대부분의 병원도 마찬가지인 걸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불과 1년 전만해도 대기자 명단을 받을 정도로 여름 성수기를 누리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관계자는 또 "올해 초 불법 브로커 단속이 있던 데다 메르스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 안좋아졌다"며 "그나마 방학시즌을 맞아 눈, 코, 이마 성형을 희망하는 학생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80% 이상 곤두박질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름 성수기 마케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커를 겨냥해 만든 숙박·관광 연계 서비스 및 관련 시설이 무용지물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대상 성형 의료사고와 불법 브로커로 인한 시술비용 거품 문제까지 제기되며 외국 고객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진 것도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압구정역 인근의 B 성형외과 관계자는 "올초 중국인 대상 의료사고가 크게 이슈화되면서 다른 병원들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며 "거기에 메르스까지 겹치니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선 두 달 남짓 남은 추석 연휴 예약률도 형편없다"며 "지속적인 대외 홍보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만 강조했다.
한편 유커 유치에 실패한 일부 병원들은 파격적인 비용 혜택을 내세워 발빠르게 내수 고객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필러·지방이식 등 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퀵성형', 30~50대 여성들을 겨냥한 3만원대 보톡스, 노화 방지 비타민 테라피 등을 중심으로 웹사이트와 SNS 홍보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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