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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案 힘겹다" 기업들 다시 반기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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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때보다 목표 내렸지만 재계엔 아직 치명적
-철강ㆍ석유화학ㆍ정유ㆍ반도체 등
-이미 선진국 수준 에너지 효율 달성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산업계가 정부의 온실가스 목표를 더 내려달라고 주장하고 나선 배경에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감축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의 감축률에만 잣대를 맞추다보니 비현실적인 목표가 제시돼 기업의 막대한 부담이 초래되고 이는 곧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전망(BAU)을 2020년 7억 8250만tCO2-e, 2030년 8억 5060만tCO2-e으로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총 4가지 감축목표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상기 BAU 대비 ▲제1안 14.7% ▲제2안 19.2% ▲제3안 25.7% ▲제4안 31.3% 등으로 감축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산업계는 제1안 시행만으로도 2030년 실질 GDP가 0.22%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철강ㆍ석유화학ㆍ정유ㆍ반도체 등의 산업현장에서는 이미 적용가능한 최신 감축기술들을 모두 적용해 타선진국에 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고 있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감축여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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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더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원전 비중을 확대하거나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안정성과 가격. CCS의 포집비용은 현재 60~80달러 수준이라 상용화되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는 점이다.
철강업계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철강업계의 경우 석탄 대신 천연가스 등으로 원료를 대체하면 t당 14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고로에서 쇳물을 뽑아낸 철강제의 t당 이윤은 3만원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t당 11만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업계는 가뜩이나 저가 중국산에 밀리는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대한 낮춰져있는 상태"라며 "더 이상의 감축 설정은 철강 산업근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축 기준이 되는 온실가스 배출전망(BAU) 자체가 낮게 설정되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이산화탄소 26∼28% 감축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석탄의 50%에 불과한 셰일가스 사용이 본격화됨에 따라 얼마든지 실현가능한 수준이다.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25∼30% 감축목표를 제출한 러시아는 2012년 배출량이 이미 1990년 대비 약 50% 감소한 상황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부담이 없는 상태다. 산업계는 한국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시 자국의 여건을 충분히 반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현재 시행 중인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이중부담이 된다. 비철금속ㆍ폐기물 업종의 경우 탄소배출권 할당량 부족에 따른 행정소송을 제기 중이다. 탄소배출권 할당이 워낙 낮게 잡혀있어 부족분을 t당 1만원에 사와야 하는데 시장에서의 공급이 절대 부족해 할당배출권(KAU) 거래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대상 업체들의 배출권 할당 신청량은 20억2100만t이지만 정부 수용량은 15억9800만t. 결국 4억2300만t 분량을 매매를 통해 충당해야하지만 실질 거래가 전무하다보니 이 부분 모두 과징금을 물 수밖에 없다. 관련업계는 총 12조원의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2030년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감축수단의 적용 가능성, 국가경제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해 실제 달성 가능한 수준에서 제시되어야 기업, 국민, 국가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목표량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1일 반대성명서를 통해 "이번 발표는 2020년 목표 배출량보다 최소 8% 늘어나고 2005년 기준으로는 최대 30%까지 늘어난 수치"라며 "2009년 정부가 온실가스를 전망치 대비 30%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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