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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합헌', 정부-전교조 거꾸로 표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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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정부, 항소심 판결 앞두고 긴장모드…'악재' 직면한 전교조, 오히려 표정관리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헌법재판소가 28일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정부는 한숨을 돌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향해 '법외노조'를 통보한 근거가 상실될 위기는 면했다.

하지만 원하던 결과를 얻은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또 내심 위헌 결정을 기대했던 전교조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은 가운데 의외로 표정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헌재 결정은 겉으로 드러난 결과와는 다른 미묘한 후폭풍을 낳고 있다.
29일 법조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해직교사의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헌재의 이번 결정은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다투는 법원의 항소심 판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헌재 '합헌', 정부-전교조 거꾸로 표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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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행정7부는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헌재에 교원노조법 제2조의 위헌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했다. 교원노조법은 현직 교원 이외의 조합원 자격을 제한하고 있지만, 일반 노조법은 기업별 노조가 아닌 산업별 노조 등 초기업별 노조의 경우 해직자와 구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

교원노조는 학교별 노조 설립은 원천 봉쇄돼 있고, 전국 단위 또는 광역시·도 단위 노조 설립만 허용한다는 점에서 그 성격상 초기업별 노조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헌재는 "교원노조는 그 특성상 산업별·지역별 노조의 형태로 결성될 수밖에 없으나 교원의 근로조건 대부분은 법령이나 조례 등으로 정해지므로 교원이 아닌 사람을 교원노조의 조합원 자격에서 배제하는 것이 단결권의 지나친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헌법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정부와 전교조 표정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헌재가 교원노조법 합헌과 법외노조 통보의 정당성 문제는 별개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헌재는 "조합원 자격을 교원으로 제한하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해서 정당하게 활동 중인 교원노조의 법상 지위를 박탈한 것이 항상 적법한 것은 아니다"면서 "자격없는 조합원이 교원노조 의사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입법취지와 목적에 어긋남이 분명할 때 행정당국은 법외노조 통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 조합원은 6만여명에 이르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해직교원은 9명이다. 이들 9명의 조합원 자격이 조직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지가 법원 판단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서울고법 행정7부는 "단결권은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해 직접 보장되는 것으로서 헌법의 각 조항에 의한 직접적인 제한이나 일반적 법률유보 이외의 방법으로는 제한될 수 없다"고 위헌제청 사유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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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법외노조 지위가 확정될 경우 정부지원이 제한되고 전임자로 근무하는 교사들도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전교조는 서울고법 행정7부가 항소심에서 법외노조 통보의 부당성을 바로잡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위헌제청 당시 행정7부 부장판사는 법원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헌재와 법원은 다른 판단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법원과 헌재가 사법부 '최고 권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상대의 논리를 자신의 판단 기준으로 활용할 것인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교조는 "해고자 인원, 해고자 조합 내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법원이 판단할 몫'이라고 했다"며 "이러한 헌재의 설시(說示)는 사실상 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가 위법이라고 간접적으로 설명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서울고법에서 현명한 판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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