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한 손으로 가능할까?"
세계랭킹 16위 매트 쿠차(미국)가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ㆍ7215야드)에서 열린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1000만 달러) 2라운드 당시 17번홀(파3)에서 보여준 트러블 샷 장면을 포착했다.
쿠차는 그러자 타깃을 등진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클럽을 잡고, 페이스 면을 거꾸로 공을 찍었다. 공은 다행히 그린으로 올라갔고, 2퍼트를 더해 보기로 틀어 막았다. 아마추어골퍼라면 물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 후 세번째 샷에 승부를 거는 쪽이 현명하다. 토핑이나 뒤땅 등 또 다른 미스 샷을 유발하는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서다.
'고수'라면 그러나 이 샷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실전에서는 워터해저드가 아니더라도 나무 옆 등 비슷한 상황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재미도 있고, 그린 주위라면 의외로 '파 세이브'라는 엄청난 전리품을 수확할 수도 있다. 당연히 돈을 따고 있거나 큰 내기가 걸리지 않은 시점에서만 시도해야 한다.
여기서 스탠스가 나오지 않을 때 골프규칙을 활용할 수 있는 한 가지 팁을 소개한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손잡이처럼 스윙할 수 있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실제 지난해 10월 버뮤다 포트로열골프장(파71)에서 끝난 PGA 그랜드슬램 최종 2라운드 17번홀(파5)에서 공이 워터해저드 옆에 놓이자 왼손잡이 처럼 샷을 구사해 기어코 공을 페어웨이로 꺼냈고, 다섯번째 샷을 홀인시켜 '위대한 파'를 잡아냈다.
이야기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매킬로이가 만약 왼손잡이처럼 플레이할 당시 스탠스가 카트 도로가 걸렸다면 구제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중요한 건 공을 드롭한 뒤 오른손잡이의 스윙이 가능해지면 다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해도 된다는 점이다. 테드 오의 2006년 신한동해오픈 18번홀(파4) 사례가 있다. 스윙이 나무에 걸려 왼손으로 샷을 시도하려다보니 이번에는 카트도로가 발에 걸렸다. 테드 오는 경기위원을 불러 구제를 받았고, 다시 오른손잡이 스윙으로 파를 잡는데 성공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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