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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칼럼]북한의 SLBM과 한국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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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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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과거 한국이 안보태세를 점검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지난 9일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울러 한국 경제에 과중한 리스크를 지우는 것도 과거와 빼닮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SLBM 발사 시험으로 두 가지를 성취했다. 선군정치 지도자의 위상 정립과 대미 핵협상력을 높인 게 그것이다. 북한은 육ㆍ해ㆍ공군 등 재래식 전력에서는 한국군은 물론 한미연합군에 적수가 되지 못하는 것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했다. 북한식 선택과 집중이었다.
통치경험이 일천하고 통치기반도 취약해 고모부인 장성택을 비롯한 고위간부를 처형하고 충성경쟁을 벌이는 식으로 권력기반을 유지해온 김정은은 이번 SLBM을 잠수함에서 쏘아올려 선군 지도자의 업적을 하나 쌓았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SLBM 발사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즉각 반응을 보인 것은 김정은에게는 국제 사회의 경고가 아니라 찬사였을 것이다.

김정은은 또 한국에 큰 경제적 부담도 지웠다. 한국은 가까운 장래에 실전배치될 북한의 SLBM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발전에 투입해야 할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어야 할 판국이다.

SLBM이 실전배치되면 북한은 언제 어디서나 핵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다. 그것은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지대지 탄도탄 위협을 가정해 추진해온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나 킬체인(Kill Chain)을 일거에 무력화한다. 때문에 북한이 동ㆍ서ㆍ남해의 등 뒤에서 우리를 공격하는 것을 상정하고 국가방어 체계를 완전히 새로 짜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것은 우리 군의 태도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요, 잠수함 전력이 대남 우위에 있다는 것 또한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대응은 어떠했는가. 북한 핵 문제는 6자회담에서 해결하면 된다며 먼 산 불 보듯 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북한이 가공할 미사일을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방어능력이나 공격 원점을 파괴할 공격능력을 갖추는 일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북한이 60년대부터 잠수함을 운용하고 총 70여척의 잠수함을 갖추고 있는 데도 우리는 잠수함이 13척 뿐이면서도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천안함 폭침도 북한의 잠수정 짓이었지만 수상함정의 수중 음파탐지장비인 소나 교체는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무기도입은 방산비리로 얼룩졌다. 북한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남 위협력을 높여오는 데도 육ㆍ해ㆍ공군은 최첨단 고가 무기 도입만 고집했다. 이러니 지난 10여년간 수백 조원의 국민혈세가 들어가고도 대북억지력은 여전히 의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북한이 SLBM을 실전배치하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 안보를 확고히 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군당국은 우선 한국의 경제력과 첨단 무기를 과신하는 안이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허점이 무엇인지 북한의 관점에서 보고 대응책을 미리미리 만들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전략잠수함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여야 한다. 우리 군은 2020~2030년 사이에 수직발사관을 설치하는 3000t급 잠수함을 도입할 계획으로 있는데 이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군당국 계획은 우리가 SLBM에서도 북한에 10년 정도 뒤쳐져 북한의 위협에 상시 노출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예산타령만 할 게 아니라 16대 뿐인 해상초계기 숫자도 늘려 대잠 조기경보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탄도탄 위협에는 우방과 공조해서 유엔 안보리가 나서 북한의 핵능력 강화를 억제하도록 하는 외교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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