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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대한민국 창업정책의 재고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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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트레이스 사장

이광구 트레이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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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의 취업난과 창조경제의 기치가 맞아 들어가면서 1990년대 말 이후 창업현장이 가장 활발한 시기가 최근이다. 과거보다 더 발달한 인터넷 환경과 더 다변화된 현재 산업사회는 창업자에게 더 많은 기회와 성공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990년대 말과 비교하여 크게 다르지 않은 장밋빛으로 권장되는 창업 독려의 모습에는 큰 우려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사업이란 아이템과 이를 실현할 기술력, 자본 운용, 인재 수급 및 인력 관리, 감독 및 관리기관 등의 제도 세칙에 대한 이해 등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것과 같다. 더욱이 무한에 가까운 책임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끈기와 성공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집단정신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이에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외부환경에도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도 과거나 현재나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아무런 준비나 현실에 대한 직시 없이 로또 1등하기보다 더 어려운 벤처 성공을 장밋빛으로 각인시켜 돌이킬 수 없는 전쟁터로 내모는 모습은 너무나 안타깝고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 이제는 미국과 같은 곳에서 해외 창업을 유도하고 있다. 아무리 창업 투자가 활발하고 자금이 풍부한 실리콘밸리라고 해서 과연 미국의 문화가 몸에 배지도 않고 그쪽 제도에도 익숙하지 않은 우리 젊은이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까? 창업아이템은 그 사회구성원의 문화와 제도를 벗어나 생존력 있는 사업거리가 될 수 없다.

얼마 전 실리콘밸리 탐방을 통해 각종 현지 파견기관들을 만나면서 실소를 했다. "우리 젊은이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부터 콘테스트와 현지 투자유치를 받게 하도록 많은 기관과 현지 교포분들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이러한 창업에 우리의 세금과 인력을 써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 대한민국 젊은이가 미국에서 창업하여 회사를 잘 팔아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만이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난감해 하던 상대는 "그렇게 성공하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나라에도 번 돈으로 재투자하지 않겠습니까?"라는 안이한 대답밖에 하지 못했다.

목표만 세워놓고 목적을 생각하지 않은 결과다. 좀 더 나은 투자문화로 창업이 국내보다 손쉽고 더 큰 시장에서 더 빨리 더 크게 성공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 이를 통해 대한민국으로 일부라도 재환원이 되고 고용이 창출되고 세금이 들어오는 모습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는 창업을 실업률 감소를 위한 대안으로 전락하게 할 것이 아니라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수치 위주의 장밋빛 창업경쟁이 아니라 성장할 만한 아이템과 인재들에게 최소한 라운드A 투자까지 견딜 수 있는 실효적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융자나 연대보증이 없는 진정한 투자로 실패 시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여 인생의 하향곡선을 그리게 해서는 안 된다

둘째, 해외 창업은 국내에서 많은 경험과 혜안을 가진 중소기업이나 일정 기간 이상의 업력을 가진 벤처기업의 창업자, 경영인 등을 대상으로 유도되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위에 언급된 목표를 이루려는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우리의 현 사회는 이루려고 하는 목적을 망각한 채 젊은이들은 마르모트처럼 실험대상으로 내몰면서 정작 목표와 목적을 이루어 국가 경제와 세계사회에 큰 도움이 될 경력자와 베테랑들에 대해서는 그 존재를 잊고 지낸 것이 아닌가 되돌아 보기를 바란다.



이광구 트레이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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