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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누비는 현장점검반, 실제론 '현장소통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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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형 금융위 현장점검반 총괄팀장 "금융사 직원과 소통이 목적"
팀구성 재량권까지, 당국도 전폭지지…회사당 50건 건의 쏟아져 "신뢰 쌓아야"


손주형 금융위 금융개혁현장점검반 총괄팀장

손주형 금융위 금융개혁현장점검반 총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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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금융개혁현장점검반이 금융회사를 찾아 건네는 명함은 독특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상징(CI)이 상단에 나란히 박혀있다. 통상 이름 아래에 적는 금융위나 금감원 등 소속 기관도 지웠다. 대신 '금융개혁현장점검반'이라는 것만 명시했다. 현장에서 만나는 금융회사 직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의도다. 이 명함에는 현장점검반의 두 가지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바로 금융위와 금감원의 '소통', 금융현장과의 '소통'이다.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개혁현장점검반 사무실에서 만난 손주형 총괄팀장(금융위 금융시장분석과장)도 인터뷰 내내 '소통'을 강조했다. "현장점검반이라고 돼 있지만 '현장소통반'이라고 자주 얘기합니다. 금융위과 금감원 사이의 벽, 금융회사가 당국에 대해 쌓은 불신의 벽에 조금씩 균열을 내기 위해서지요."

손 팀장이 현장점검반 총괄 임무를 부여받은 건 출범 일주일 전인 지난 3월20일.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파견갔다 돌아와 보직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그를 불러 "현장점검반은 금융개혁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사심없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융개혁이 잘 되라는 '사심'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임 위원장의 부름을 받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손 팀장은 행시 42회 출신으로, 1999년 금융감독위원회에 들어왔다. 또 금융정책과, 산업금융과, 은행과 등에서 사무관 시절을 거쳤다. 이후 금융제도팀장을 맡으면서 지주회사법을 다뤘고 김석동 전 위원장의 비서관, 공정시장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중현 금감위원장의 수행비서를 맡는 등 금감원과도 돈독한 데다 금융위 내에서 주력업무를 사무관 시절 다뤘다는 점이 현장점검반 총괄 임무를 맡은 데 주효했던 셈이다.
손주형 금융위 금융개혁현장점검반 총괄팀장

손주형 금융위 금융개혁현장점검반 총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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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현장점검반을 구성할 사무관을 선택하는 데 손 팀장에게 전적인 재량권을 줬다. 금감원에서는 서태종 수석부원장의 협조가 큰 힘이 됐다. 손 팀장은 "지금 모인 26명은 금융위, 금감원에서 속칭 '에이스'들"이라며 "은행과 보험 등 각 업권에서 2~3년씩 몸담아 업무 이해력이 뛰어난 사무관들이 많다"고 전했다. 현장점검반의 총괄팀장도 금감원의 홍길 금융혁신국 부국장과 공동으로 맡았다.

금융회사가 당국에 가지는 불신을 막기 위해서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현장점검반 구성원들이 모여 가장 먼저 '메뉴얼'을 만들었다. 사전안내 양식을 방문 2주전에 배포하고 일주일 전에 고지를 해 주는 등 일선 업무를 방해하지 않는데 초점을 맞췄다. 손 팀장은 "금융회사들이 당국을 어려워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당국의 권위가 아닌 당국이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결국은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된 현장점검반에 대한 금융회사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건의사항이 너무 부족하면 어떻게 하나'했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한 회사당 50여건의 건의가 쏟아졌다.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은 이미 한 차례 더 다녀왔고, KB금융과 국민은행도 추가방문이 예정돼 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면담이 장장 7시간에 걸쳐 진행되기도 했다. 손 팀장은 그간 당국의 소통방법에 문제가 있었음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했다. "이미 해제된 행정지도에 대해서도 수 차례 확인을 하곤 하더군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차후에 제재를 받을 까봐 불안해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손 팀장은 현장점검반과 금융위 금감원 현업부서 관계자들을 '찍새'와 '딱새'로 표현했다. 현장을 방문해 건의사항을 들어주는 건 현장점검반의 일이라면, 이를 해결해 주는건 결국 현업부서에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신속·적극·성의의 원칙에 따라 건의사항을 회신해 주는 등 현업부서의 협조가 큰 힘이 된다"고 감사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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