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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부동산, 과열과 완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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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대구 북부경찰서는 최근 위장전입으로 분양권을 취득하고, 전매를 통해 이득을 챙긴 주범을 구속했다. 또 청약통장 모집책 등 일당 1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대구지역 아파트 청약열기가 고조되자 청약통장을 사들여 아파트를 당첨받은 후 불법 전매를 통해 30억원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같은 분양권 불법 전매 투기업자들을 '떴다방'이라고 부른다. 부산, 대구를 비롯해 광주 등 일부 지방 대도시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집값이 올랐고, 청약경쟁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구와 인근지역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높다.

떴다방이 활개치는 대구는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분양 아파트의 무덤이었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듯 몇 년 사이 시장상황은 뒤바뀌었고, 이 지역은 돈 냄새를 맡은 떴다방들의 무대가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부동산시장 과열기 견본주택 앞에 수십 m씩 늘어선 떴다방은 낯익은 풍경이었다. 이들은 높은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분양 단지에서 활동하기도 했지만 과열 분위기를 조성해 웃돈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웃돈을 노린 분양권 거래가 늘거나 묻지마식 부동산 투자가 횡행하면 흔히들 '과열'이라는 표현을 쓴다. 과열이라는 단어는 위험에 대한 경고이자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담고 있다.

자산시장의 과열 뒤에는 하락 내지 폭락이 뒤따르고 수많은 하우스푸어(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가 양산된다.

2008년 이후 부동산시장은 꽤 긴 시간 동안 하락을 경험했다. '부동산 대폭락론자'의 예상이 적중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하게나마 맞아떨어졌고, 쓴맛을 본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모처럼 만의 활기를 되찾았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미분양 사례는 찾기 힘들고, 동탄2신도시의 웬만한 단지들은 모두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포나 의정부같이 인기를 끌지 못했던 수도권 단지의 청약이나 계약도 순조롭다.

한 주에 10곳이 넘는 견본주택이 문을 열고 있고, 주말마다 여기에 20만명 가까이 방문객이 몰린다. 한때 20만가구에 육박했던 전국 미분양 아파트 숫자는 3만3000여가구로 떨어져 1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위례나 동탄2신도시, 하남미사지구 등 인기 택지지구에는 많게 1억원까지 웃돈이 붙었다.

그야말로 '완판' 사례다. 그렇다고 모두가 완판이나 매진을 경험하지는 못한다. 같은 지역의 분양 아파트라도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고, 견본주택에 방문객이 몰렸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결과로 연결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집값이 오르고는 있지만 속도가 가파르지 않고 지역별 편차도 꽤 난다.

같은 현상을 두고도 과열과 완판으로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 현상인식, 판단, 관점의 차이에 따라 과열 또는 완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근거 없는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더 조심해야할 것이 과장된 위기다. 실수요건 투자자이건 '내 능력에 맞게'라는 원칙을 지키면 근심할 일은 생기지 않는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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