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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말해준 '나랏빚 블랙홀'의 실체…520兆 공무원빚연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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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국가부채 1211.2조…일년 전보다 93조 늘어
중앙ㆍ지방정부 국가채무 530.5조…인당 1052만원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조슬기나 기자]공무원연금 등 잠재적 연금부채를 포함한 '실질 국가부채'가 일년 전보다 93조원 늘어나며 1200조원대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갚아야하는 국가채무(D1)는 530조5000억원으로, 국민 1인당 1052만원 꼴이다.
정부는 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4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 의결했다.

지난해 발생주의에 입각한 정부 재무제표 상 부채는 1211조2000억원으로 전년(1117조9000억원) 대비 93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절반가량인 643조6000억원이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의 미래지출예상액을 가리키는 연금충당부채다. 지난해 증가액만 47조3000억원에 달했다. 국채와 주택청약저축 등은 567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6조원 늘었다.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은 "연금충당부채가 굉장히 많이 늘어 공무원연금개혁이 초미의 화두가 된 것"이라며 "장래 위험요인을 최대한 축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연금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국채발행 등으로 직접 빌린 돈을 뜻하는 국가채무는 지난해 530조5000억원(중앙정부 채무 503조원+지방정부 잠정 채무 27조4000억여원)으로 전년(489조8000억원)보다 40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를 지난해 통계청 추산인구(5042만4000명)로 나누면 국민 1인당 약 1052만원의 나랏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국민 1인당 부담액은 2012년 882만3000원, 2013년 960만9000원에서 지난해 1052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나랏빚이 점점 늘어나는 까닭은 경기침체로 인해 세수가 예상만큼 걷히지 않자 국채 발행을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경환 경제팀이 경기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용하면서 국채 발행, 차입금 등에 의한 장기차입부채만 지난해 34조1000억원이 늘었다.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도 악화되는 추세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8조5000억원 흑자를 보였지만,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29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09년(-43조2000억원)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적자폭이다.

노 차관보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용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그는 "채무의 40% 상당이 부채와 자산을 동시에 보유하는 금융성 채무"라며 1인당 나랏빚이라는 표현을 경계했다.
숫자가 말해준 '나랏빚 블랙홀'의 실체…520兆 공무원빚연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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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무원연금으로 미래에 지급해야 할 충당부채가 전년대비 40조원 가까이 늘어나며 5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연금개혁없이는 국가재정건전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수치적으로 방증한 것이다.

현재 30%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수년내 40%선을 넘는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에만 매일 1079억원의 충당부채를 쌓은 셈이기 때문이다.

연금충당부채가 전체 국가부채의 절반이 넘는 것은 물론 국가부채 증가분 가운데 연금충당부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50.7%를 기록했다. 연금충당부채는 당장 갚을 필요는 없지만 이 상태로 방치를 한다면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미래세대가 감당하기 힘든 규모로 커지게 될 수 밖에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채 증가는 지난해 경기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하면서 국채 발행이 늘어난 것과 동시에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연금 충당부채는 484조4000억원에서 523조8000억원으로 39조4000억원 증가했고, 군인연금 충당부채는 111조9000억원에서 119조8000억원으로 7조9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공무원ㆍ군인 재직자가 125만3000명에서 126만3000명으로 9000명 늘어나고, 수급자 수도 45만명에서 48만2000명으로 3만2000명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공무원과 군인 봉급 인상률이 1.7%에서 3.8%로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연금충당부채 가운데 공무원ㆍ군인연금 기금으로 메울 수 없는 적자는 정부가 부담하게 된다. 1993년 시행된 이래 공무원연금의 경우, 누적 적자액이 14조7000억원에 달한다. 2001년 599억원이었던 공무원연금 적자보전금은 지난해 2조5000억원으로 급속도로 많아졌다. 공무원 수가 늘어나고 수명 연장 등으로 연금수령 기간이 길어진 탓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적자보전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공무원연금 적자보전금 예산은 2조9000억원이며, 내년에는 3조7000억원, 2017년 4조3000억원, 2018년 5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논의를 벌이고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와 개혁 실무기구를 동시에 가동, 개혁안을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지만 연금지급률 조정 등 쟁점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이미 이뤄어야 했을 과제"라며 "지금 결론을 내지 못하면 후세에 엄청난 부담을 지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가부채가 급속도로 늘어난 데에는 과도하게 낙관적인 성장률 전망치를 근거로 예산을 짜는 정부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예산을 편성한 2012년의 경우, 예산 편성 당시 기준으로 삼았던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전망치는 무려 2.2%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한 경상성장률 격차는 4.2%포인트에 달했다. 그만큼 세입결손이 쌓이고 국가채무는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2013년 추경을 편성할 당시 과다하게 전망한 부분을 감안해 바로잡아야 했지만 정확한 예측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중앙정부의 자산은 1754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8조2000억원 늘었다. 부채를 뺀 순자산은 543조3000억원으로 5조1000억원 줄었다. 총세입 298조7000억원, 총세출 291조5000억원, 세계잉여금 -8000억원을 기록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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